‘경기당 3.1실책’, 2018 PS에 내려진 비자책점 주의보

입력 2018-10-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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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이 가을을 지배하고 있다. 2018 KBO리그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모든 팀들은 실책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문제는 이 실책이 꼬박꼬박 실점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28일 플레이오프 2차전 2회 공격 때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가운데)이 안타를 때린 뒤 SK 와이번스 우익수 한동민의 실책을 틈타 2루에 안착했다. 스포츠동아DB

실책이 많아도 너무 많다. 문제는 실책들 대부분이 실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책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비자책 실점이 쏟아진다면 충격은 몇 배 더 크다. 올 포스트시즌(PS) 경기를 치른 네 팀 중 한 팀도 자유롭지 못한 이야기다. 2018 PS에 ‘비자책점 주의보’가 내려졌다.


● ‘경기당 3.1개’ 2018PS, 역대급 실책쇼

플레이오프(PO) 2차전까지 올 PS 7경기에서는 22개의 실책이 기록됐다. 1차전으로 끝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KIA 타이거즈가 4개, 4경기가 펼쳐진 준PO에서 한화 이글스와 넥센이 각 6개, 2차전까지 진행된 PO에서 SK 와이번스가 5개, 넥센이 1개를 범했다. 7경기에서 22실책, 경기당 3.1개 꼴이다.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등 아직까지 PS 일정이 많이 남아있어 단일 PS 최다 실책 기록이 새로 쓰일 가능성도 있다. 역대 PS에서 가장 많은 실책이 나온 해는 2001년이다. 당시 준PO(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10개)~PO(두산-현대 유니콘스·8개)~KS(두산-삼성 라이온즈·14개) 합쳐 12경기에서 32개의 실책이 나왔다.

역대 실책 2위는 2000년 PS의 31개다. 최다인 2001년과 1개 차이에 불과하지만 당시에는 양대리그 체제로 PS에만 20경기를 치렀다. 경기당 실책은 2001년이 2.7개, 2000년이 1.6개로 1개 이상 차이난다. 올해는 경기당 3.1개의 실책이 나오고 있으니 ‘역대급 실책쇼’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 비자책점, 전체 실점의 19.7%

물론 실책은 경기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다. 현장 지도자들은 “실책은 괜찮다. 실책이 나오더라도 그 여파를 빨리 털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책 이닝을 실점 없이 마무리한다면 오히려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올 PS에서 실책은 실점을 부르는 주문이다. 실책이 나온 20이닝에서 무실점으로 넘어간 것은 8번이다. 나머지 12번의 실책 이닝에서는 꼬박꼬박 실점이 나왔다. 올 PS 7경기에서는 비자책점 12개가 기록됐다. 전체 71실점의 19.7%에 달한다.

정규시즌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올 정규시즌 기록된 7994실점 중 비자책점은 657점. 8.2%에 불과하던 비자책점의 비율이 2배 이상 뛴 것이다. 역대 비자책점이 가장 많았던 PS는 2001년으로 21개였다. 올 PS는 이 불명예 기록을 바꿀 수도 있다.

한 원로 야구인은 “냉정히 말해 ‘실책 때문에 PS에서도 타고투저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한다면 비약이다. 하지만 팬들이 PS에서 기대하는 수준 높은 야구와 거리가 먼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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