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연봉 3배? 다년계약?’ 류현진, 행복한 고민에 빠지다

입력 2018-11-04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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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시즌을 끝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31)이 원 소속구단 LA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3일(한국시간) 류현진을 비롯해 총 7명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고 전했는데, 이는 그만큼 선수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뜻이라 의미가 크다. 퀄리파잉 오퍼는 MLB에서 원 소속구단이 FA 자격을 얻은 선수에게 MLB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으로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다. 이를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선수가 결정한다. 만약 원 소속구단의 퀄리파잉오퍼를 받은 FA 선수를 영입하는 타 구단은 차기 시즌 신인 지명권을 보상해야 한다.

2019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은 선수의 퀄리파잉 오퍼 금액은 1790만 달러(한화 약 204억5000만원)에 이른다. 짧은 기간에 거액의 연봉을 지출해야 하는 제도의 특성상, 구단들은 리그 정상급의 선수들에게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한다.

2018시즌이 끝나고 퀄리파잉 오퍼를 받은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류현진과 그의 팀 동료 야스마니 그랜달을 비롯해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애스트로스), 패트릭 코빈, AJ 폴락(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 크레이그 킴브럴(보스턴 레드삭스)이 그들이다. 류현진 입장에선 MLB를 대표하는 거물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증거다. 다저스 구단 입장에서도 류현진을 일단 1년간 묶어두면서 향후 계획을 논의할 수 있다. 일종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류현진은 10일 이내에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이를 수락할 경우 2019시즌에는 179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사타구니 부상으로 15경기 등판에 그친 류현진 입장에선 풀타임을 뛰며 더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다시 한 번 FA에 도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다년 계약을 노린다면,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하고 FA 시장에 나가도 무방하다. 한 살이라도 젊은 투수가 다년 계약에 유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선택도 나쁘지 않다.

류현진은 MLB 입성 첫해인 2013시즌 6년 총액 3600만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연평균 600만 달러를 손에 쥔 셈이다. 만약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면 기존의 3배 가까운 금액을 1년 만에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류현진으로선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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