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영의 어쩌다] 11월에 돌아온다던 ‘수요미식회’, 이럴거면 폐지가 답

입력 2018-11-26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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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세영의 어쩌다] 11월에 돌아온다던 ‘수요미식회’, 이럴거면 폐지가 답

돌아오기는 하는 걸까. tvN ‘수요미식회’의 이야기다.

앞서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지난 추석 연휴 직후인 9월 27일 오전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한 달간의 휴방을 발표했다. 사전 고지도 없던 갑작스러운 휴방 결정이었다. 당시 제작진은 “매주 수요일, 여러분의 미식 욕구를 채워준 ‘수요미식회’가 잠시 재충전 시간을 갖게 됐다”며 “11월, 더 새롭게 돌아올 ‘수요미식회’에 많은 기대 바란다”고 전했다.

그렇게 두 달째를 꼬박 쉬었다. 돌아온다고 약속한 11월이 끝나가고, 이번 주가 지나면 12월이다. 유일하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날은 28일뿐. 그러나 편성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 재개를 위한 녹화 자체가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애초 ‘수요미식회’는 지난달 말 녹화를 시작하고 이달 중 방송을 재개하려고 했으나, 모든 일정이 미뤄진 탓에 실패했다. 그렇다고 구체적인 복귀 시기를 결정한 것도 아니다. 내부적으로 정확한 복귀 시점을 공유해야 하지만, 이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일부 관계자들은 ‘빅 포레스트’를 이유로 들었다. 신동엽이 최근까지 빠듯한 ‘빅 포레스트’ 촬영 일정을 소화해야 했었다는 것. 그가 메인 MC 중 한명이기에 충분히 설득력이 있지만, 방송 재개 시점조차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문이다.

‘수요미식회’가 방송 재개를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황교익이 꼽힌다. 지난달 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그의 발언과 관련된 일련의 논란(논쟁)들이 ‘수요미식회’의 발목을 잡았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황교익 하차 요청이 쇄도하자, 시청자 게시판을 돌연 폐쇄한 바 있다. ‘재정비’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설득력은 없었다.

그렇다고 제작진 입장에서 황교익을 막무가내로 내칠 수도 없을 것. 원년 멤버인 동시에 그가 프로그램을 자리 잡도록 도와준 공신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음식과 인문학을 조합한 프로그램 특성에 맞게 ‘알고 먹어야 더 맛있다’는 논리를 명확하게 해주는 인물이다. 간혹 방송에서 황교익의 태도와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이조차 프로그램에는 화제성을 높이는 역할을 했던 만큼 제작진으로서 그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수요미식회’ 제작진은 고민은 깊을 수 밖에 없다.

한 방송관계자는 동아닷컴에 “‘수요미식회’가 올해 안에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내부적으로 방송 재개가 논의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점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논의 내용이 정확하게 공유되지도 않는다. 출연자들도 녹화 시점을 모르는 것으로 안다. 방송 재개인지, 폐지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즌제 전환에 대해서는 “그 역시도 미지수다. 그동안 재정비를 이유로 휴방을 결정했지만, 이렇게 대책 없이 휴방한 적은 없었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요미식회’ 방송 재개다. 제작진만 재정비와 방송 재개 논의를 두 달째 하고 있다. 꼭 방송 재개를 하라는 법은 없는데 말이다. ‘종영’이라 쓰고, ‘폐지’라 읽는 방송가의 불문율이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길을 돌아가려고 한다. 제작진은 이제 결정할 때다. 돌아오겠다는 여지만 남겨 놓지 말고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그게 일방적으로 추석 연휴 기습적으로 결정한 휴방(제작진은 재정비)의 대가일지라도.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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