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생존률 50%…K리그 시상식이 유쾌하지 않은 서울과 부산

입력 2018-12-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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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최용수 감독(왼쪽)-부산 아이파크 최윤겸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대상 2018’은 각 팀들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치열했던 10개월여 대장정. 올 시즌의 대미를 장식하는 홀가분한 무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유쾌하지 않은 자리였다.

뜻밖의 겨울 여정에 나선 K리그1 FC서울이 그랬다. 1일 정규리그 최종전(38라운드)에서 상주 상무에 0-1로 패한 서울은 11위로 추락했다. 앞선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대결을 포함해 마지막 두 경기에서 승점 1만 추가해도 자력 생존이 가능했던 서울은 2전 전패했다.

지옥 문턱으로 향한 서울은 6일(부산구덕운동장)과 9일(서울월드컵경기장), K리그2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한 부산 아이파크와 확률 50%를 놓고 싸워야 한다. 그러나 분위기 싸움인 K리그 승강PO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역대 5차례 승강PO 결과를 보면 K리그2 PO를 뚫은 팀이 4번 승격했고, 잔류는 지난해 상주가 유일했다.

예기치 못한 보너스(?) 시리즈로 인해 안팎으로 초비상이 걸린 터라 서울은 이날 행사에 아무도 참석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사무국 직원들도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부산의 선택은 달랐다. 최만희 대표이사 등 임직원 4명이 선수 2명(호물로·김문환)과 상경했다. 물론 불만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내부적으로도 “우리가 여유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강한 요청을 받아들였다.

타 구단 한 관계자는 “사활이 걸린 승부를 앞두고 누가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겠나. 마지막 잔치에 참석할 수 없을 정도로 절박한 서울과 가기 싫은 부산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씁쓸해했다. 승강PO라는 절대절명의 승부를 앞둔 채 한해 농사를 결산하는 시상식을 치러야 하는지, 시상식 시기의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 것도 그래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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