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퍼주니어 려욱 “‘군악대 친구들’ 보고 정신 번쩍”

입력 2018-12-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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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려욱은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을 때 술이 빠지면 허전하다”며 “자연스럽게 그런 마음이 앨범에도 녹아들고 있다”고 했다. 군복무를 통해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그가 반갑다. 사진제공|SJ레이블

■ 군생활 마친 려욱, 새 솔로앨범과 달라진 인생 이야기

노래 잘하는 친구들 어찌나 많던지
감사하는 법 일깨워 준 군생활
팬들에게 매달 손편지 띄우는 이유
두 번째 솔로앨범 ‘너에게 취해’
소년 아닌 ‘남자 려욱’에 취해보세요


누구에게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찾아온다. 슈퍼주니어 멤버 려욱은 21개월의 군 복무가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2016년 10월11일 입대해 올해 7월10일 만기 제대한 그는 그 시간만큼이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 성장했다.

그는 과거 예민한 성격 탓에 별 것도 아닌 일에 화도 잘 내고, 제 자신에게 조차 작은 실수를 허락지 않았지만 군 생활을 하며 주변 사람을 돌아보고 자신도 내려놓는 법을 알게 됐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라는 말은 노랫말 가사에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려욱에게도 작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군에서 많이 성숙했다. 과거의 저를 돌아보며 왜 그랬을까하고 반성하게 됐다. 지난 10년 동안 연예인 생활을 했던 일들 역시 돌아보게 됐고, 매사에 감사하게 되더라. 주변 사람의 고마움이나 소중함도 느끼게 됐다.”

입대 전과 달라진 려욱을 그의 주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느꼈다. 매니저와 슈퍼주니어 멤버들, 그리고 슈퍼주니어 팬클럽인 ‘엘프’들이다. 려욱은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손편지를 써서 매니저를 통해 슈퍼주니어 공식 홈페이지에 올렸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 시작하니 재미도 있고 팬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니 멈출 수 없었다.

“입대할 때만 해도 ‘일본어를 정복하자’ ‘영어를 정복하자’라고 목표를 세워뒀다. 생각보다 군대는 할 게 너무 많고 힘든 곳이었다. 뜻대로 되지 않았지만 (편지)하나는 포기할 수 없었다. 시간을 쪼개서 쓰느라 며칠에 걸쳐 한 장을 채우기도 했다. 대충하고 싶지 않아서 정성 들여 썼다.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힘이 됐다면 좋은 거 아니겠나.”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음악이다. 최근 발표한 려욱의 두 번째 솔로음반 ‘너에게 취해’는 군 복무 중 느꼈던 소회나 달라진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앨범 작업은 군 제대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군에서 틈틈이 ‘엘프’를 위해 쓴 손편지나, 복무를 했던 충북 증평의 밤하늘을 보며 쓴 시 ‘파란색 별’ 등은 앨범에 뼈대가 됐다.

가수 려욱. 사진제공|SJ레이블


● 내년 슈퍼주니어 완전체 “기대”

타이틀곡 ‘너에게’는 이별 후 찾아오는 수많은 생각을 편지로 써내려 간 듯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려욱 특유의 청아한 목소리와 고음이 잘 어우러진다. 수록곡 ‘우리의 거리’, ‘취해’, ‘위드아웃 유’, ‘섬싱 굿’, ‘슈가’, ‘파란 별’ 등 총 7곡도 한층 달라진 려욱의 창법을 느끼기 충분하다. 그는 “달라진 저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라고 설명했다.

“군악대에 노래를 잘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았다.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부르면 더 감정적으로 다가가고 세련되게 들릴지 고민했다. 발성이나 호흡부터 가장 기본적인 것을 연구해야겠더라. 매니저 형이 창법이 달라졌다고 칭찬 아닌 칭찬을 해줬듯 고민한 만큼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지 않을까 한다.”

첫 번째 솔로앨범에서 ‘어린왕자’라는 타이틀답게 소년의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이번엔 군 복무 후 달라진 그의 성숙함과 남성다움이 눈에 띈다. 특히 ‘너에게 취해’라는 앨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전체에 흐르는 이미지도 술과 남다른 관련이 있다.

“하하하! 술을 좋아한다. ‘어린왕자’ 때도 술은 많이 마셨다. 많은 분들이 술을 좋아하지 않나. 술을 마실 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답답해서 또는 좋아서, 아니면 슬퍼서! 여러 감정을 술과 떼놓을 수 없을 것 같더라. 신기하게도 군악대 행사에서 김건모 선배님의 ‘서울의 달’을 자주 부르게 되더라. 술잔에 나를 비유하는 가사도 좋고, 자꾸 곱씹게 되는 노래였다. 이런 콘셉트로 ‘려욱에 취해보자’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음악으로 팬들을 취하게 만들고 싶다”는 려욱은 독주를 즐긴다.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이들이 그렇듯 사람들과 술 마시며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평소 주량은 와인 2병.

“위스키는 다음 날 굉장히 깔끔한 편이다. 아무것도 섞지 않고 먹는다. 평소 와인을 마신다. (슈퍼주니어)규현이와도 자주 마신다. 아직 간이 튼튼한 편인 것 같다. 사람들과 대화하고 싶거나 회포를 풀 때 술이 빠지면 허전하다.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이 앨범에 녹아들었나보다.”

가수 려욱. 사진제공|SJ레이블


내년이면 그룹 멤버 가운데 마지막으로 복무 중인 규현이 제대한다. 드디어 2019년 슈퍼주니어 완전체 활동을 볼 수 있게 됐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과 12월1일 일본 도쿄돔에서 ‘슈퍼주니어 월드 투어 슈퍼 쇼7 인 도쿄’를 통해 10만 관객과 만났다. 오랜만에 맛본 “짜릿함”이었다.

“얼마만의 도쿄돔 공연이었는지! 멤버들과 함께한 공연이라 목이 터져라 노래했다. 멤버들과 신나게 놀면서 공연할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았다. 솔로 콘서트도 해보고 싶지만 멤버들과 함께해서 더 기뻤다. 벌써부터 내년이 기다려진다. 규현이도 준비하고 있다. 팬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 ‘슈퍼주니어다운’ 노래로 컴백하지 않을까 한다.”


● 려욱

▲ 1987년 6월21일생
▲ 본명 김려욱
▲ 2004년 MBC ‘별이 빛나는 밤에’ 별밤 뽐내기 대회 1위
▲ 2005년 슈퍼주니어 데뷔
▲ 2008년 슈퍼주니어-M 유닛 활동
▲ 2011년 슈퍼주니어-K.R.Y 유닛 활동
▲ 2011년 라디오 DJ, 뮤지컬 출연
▲ 2015년 KBS 연예대상 라디오 DJ상
▲ 2016년 첫 번째 솔로 ‘어린왕자’ 발표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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