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피셜?’ KBO리그 찾는 외국인 선수 新풍속도

입력 2018-12-2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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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제공|KT 위즈

‘옷피셜’에 이은 ‘SNS피셜’이 대세?

알렉스 퍼거슨 경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막바지에 접어든 2019시즌 KBO리그 외국인 선수 영입전에서 SNS는 야구팬들에게 수많은 힌트를 줬다. 마냥 인생의 낭비만은 아니었다.

KT 위즈는 지난달 29일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의 윌리엄 쿠에바스와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팬들의 겨우내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외인 선수 영입인 데다 제법 굵직한 선수였지만 반응은 잠잠했다. 쿠에바스 본인이 며칠 전부터 KT행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미 언론은 21일, 쿠에바스와 KT의 계약 사실을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부 항목을 조율 중이었다. 하지만 미 보도를 기점으로 쿠에바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KT에 다가갔다. 구단 계정을 팔로우했고, KT 팬들의 댓글에 일일이 화답했으며, 심지어는 KT 유니폼을 합성한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했다. 일신상의 이유로 ‘오피셜’ 발표는 나지 않았지만, 사실상 KT 선수임을 자인한 셈이다. 계약 발표 후에는 구단의 팬 페스티벌 라이브 중계에 접속하기도 했다.

롯데 자이언츠가 20일 확정 발표한 카를로스 아수아헤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현지에서 아수아헤와 KBO리그 모 구단의 접촉 사실이 발표됐고, 아수아헤는 구단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했다. 한 메이저리그 선수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KBO리그 구단의 계정을, 그것도 특정 한 팀만 팔로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거기에 미 현지에서 보도까지 됐으니 아수아헤의 롯데행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실제로 롯데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 이를 발표했다.

SNS는 단지 한국을 찾는 외국인 선수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KBO리그에 안녕을 고하는 외인들도 SNS를 적극 활용한다. 세금 문제로 KIA 타이거즈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헥터 노에시는 SNS에 ‘한국 팬들이 준 사랑에 감사를 전한다. 한국 생활은 배움의 기회였다. 마음속에 항상 그들을 간직하겠다’는 고별사를 전했다. 인터넷 번역기를 돌린듯 조악한 한국어였지만 그만큼 진심이 느껴지는 내용이었다. SNS의 발달은 단지 ‘용병’처럼 여겨지던 외국인 선수와 팬들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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