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사건·사고①] “여전히 ing”…‘미투’와 ‘빚투’, 끝이 없는 진실공방

입력 2018-12-2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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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연예계는 다사다난했다. 특히 올해는 대중들에게 충격을 주는 사회적인 이슈가 많았다. 올해 초에 터진 ‘미투’부터 음주운전, 악플러 강경대응, 그리고 빚투까지 사회적 경각심을 높아지게 하는 이슈가 쏟아진 한 해였다.

● 충격 또 충격…이윤택‧김기덕 등 문화계 거장들의 추악한 민낯

올해 초 가장 큰 이슈는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이다. 서지현 검사가 ‘검찰 성추행’에 대해 폭로하며 촉발된 ‘미투 운동’은 문화계로 넘어와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통해 이윤택 연출의 상습 성폭행에 대해 폭로했다. 이 소식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한국 연극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던 이윤택의 상습 성폭행 혐의는 문화계를 충격으로 빠트렸다. 이윤택은 자신의 의혹을 사과하며 밀양연극촌, 30스튜디오의 예술감독직을 하차했다.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 창단자이자 실질적인 운영자로 배우 선정 및 퇴출 등 극단 운영에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점을 이용해 1999년부터 2016년 12월까지 극단워 17명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피해자 중 한 명은 “낙태까지 경험했다”라고 주장해 큰 충격을 낳았다. 이윤택의 성폭력 가해행위는 총 62건이지만 그 중에서 실제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사건은 총 23건으로 기간은 2010년 4월부터 2016년 12월까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연기지도의 목적으로 부득이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던 이윤택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도 “사실 오인”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윤택에 대한 다음 공판 기일을 12월 18일 오후 3시에 열기로 했다.

김기덕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던 배우 조재현도 성폭행 가해자로 낙인 찍혔다. 지난해 8월 김기덕 감독은 영화 ‘뫼비우스’를 촬영하며 여배우 A씨에게 뺨을 때리고 대본에 없던 베드신을 강요하는 혐의로 검찰에 고소당했다. 김기덕 감독은 “연기지도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 해 12월 재판부는 김기덕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사건은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미투 운동’으로 인해 김기덕 감독 역시 성폭행 혐의가 있음이 드러났다. 또한 배우 조재현과 그의 매니저가 성폭행에 가담했음이 밝혀지면서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조재현은 사실을 인정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모든 활동에서 하차선언을 했다. 이후에도 조재현은 재일교포 출신 여배우, 미성년자에게도 성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매번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배우 조덕제, 오달수 그리고 故 조민기 역시 ‘미투 운동’의 가해자들로 지목됐다.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 촬영 중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 가운데서 상대 배우인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바지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으나 2심 공판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조덕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조덕제는 상고장을 제출했지만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덕제는 대법원 판결 후 지난 9

불명예스러운 선택을 한 사람도 있었다. 바로 故 조민기였다. 그는 청주대학교 교수로 재임하던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 논란이 됐다. 학생들의 폭로에 조민기는 초반에 “사실무근”이라 대응했지만 계속되는 폭로와 함께 청주대학교에서 자체조사를 해 그를 면직처분 시켰다는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화를 키웠다. 이후 조민기는 3월 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던 그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는 종결됐다.

배우 조덕제는 반민정을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 유죄 확정을 받았다.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촬영 도중 상대 배우인 반민정의 속옷을 찢고, 바지 안에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반민정은 전치 2주의 찰과상을 입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2부(김소영 대법관)는 13일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덕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조덕제는 판결을 믿기 힘들다고 입장을 내놨다.

영화계 ‘흥행요정’이라 불리던 배우 오달수도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오달수는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서울을 떠나 부산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건강이 나빠져 입원을 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 마이크로닷에서 시작된 ‘빚투’…스타들, 슬픈 가족사까지 공개

올해 연말, 스타들은 부모들의 빚 갚기에 정신이 없었던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래퍼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과거 연예인들의 부모가 빚을 지고서는 갚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오면서 화살이 그들의 자녀인 ‘스타‘들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빚투‘(나도 떼였다)의 시발점인 마이크로닷은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뉴질랜드로 떠났을 당시 이웃 주민들에게 돈을 편취했다는 내용이 온라인에서 퍼지기 시작하며 논란이 됐다. 또한 과거 금전적 피해를 봤던 사람들의 증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고 기소중지된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사건에 대해 경찰은 재조사를 결정했다.

초반 사실무근이라며 법적대응을 하겠다던 마이크로닷은 이 사실을 알고 사과하며 과거 빚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마이크로닷과 그의 친형은 서울에 사는 집을 팔고 잠적했다.

래퍼 도끼의 부모도 ‘빚투’ 논란에 휩싸였다. 도끼 모친이 20년 전 중학교 동창생에게 1000여만 원을 빌려 간 뒤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 이에 대해 도끼는 SNS라이브 방송으로 해명을 하겠다고 했지만 “1000만 원이 내 한 달 밥값 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배우 차예련, 조여정, 한고은, 소녀시대 출신 티파니, 마마무 휘인은 ‘빚투’로 인해 슬픈 가족사가 공개되기도 했다. 대부분 아버지의 채무관계 때문에 부모가 이혼을 해야 했고 지금까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왔다는 것. 특히 차예련은 데뷔시절부터 벌었던 돈을 모두 아버지의 빚을 대신 갚는데 사용했다고 전했다. 또한 조여정은 아버지가 빚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피해자를 직접 만나 변제를 하겠다고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개그우먼 이영자, 배우 이상엽, 마동석, 가수 비 등이 ‘빚투’로 곤혹을 치뤘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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