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반전’으로 돌아본 2018년 한국야구

입력 2018-12-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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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KBO리그를 비롯한 한국야구는 2018년 한 해도 다사다난하게 보냈다. SK 와이번스의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이 화룡점정이었다.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의 묘미를 배가시켜주는 극적 장치인 ‘반전’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반전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2018년 한국야구를 되돌아본다.


● 14.5게임차의 신기루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 ‘천하무적 야구단’이었다. 93승51패, 승률 0.646으로 나머지 9개 구단을 압도했다. 2위 SK에 역대 정규시즌 최다인 14.5게임차로 여유 있게 앞섰다. ‘당연히’ 모든 이가 KS를 앞두고 두산의 우승을 점쳤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가 대세였다. 그러나 전 구단을 상대로 한 페넌트레이스 전적상의 14.5게임차는 신기루에 가까웠다. 오히려 맞대결 전적 8승8패가 정직한 데이터였는지 모른다.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도전을 3승2패로 힘겹게 따돌린 SK는 그 기세를 몰아 KS에서도 두산을 4승2패로 제압했다. 역대급 반전으로 손색없는 ‘천하무적 가을 SK’였다.

스포츠동아DB


● LG & 넥센의 엇갈린 등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말 페넌트레이스 순위표에서 LG 트윈스는 53승1무49패로 4위에 올라있었다. 넥센은 50승55패로 6위. 그러나 시즌 최종 성적에선 넥센이 4위, LG가 8위로 극명하게 대조됐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휴식기가 포함된 8~9월 성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넥센은 24승15패로 치고 올라간 반면 LG는 12승23패로 속절없이 주저앉았다. LG가 ‘DTD의 저주’를 곱씹는 동안 넥센은 시즌 초부터 끊임없었던 여러 악재를 극복했다. 돈은 돈대로 쓰면서도 골수팬들의 성원에는 보답하지 못하는 LG의 문제점은 과연 무엇일까.

조원우(왼쪽)-김경문. 스포츠동아DB


● 끝내 반전 없었던 롯데 & NC

올해도 예년처럼 ‘반전과는 담을 쌓은’ 팀들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부산·경남지역 라이벌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대표적이다. NC는 시즌 중반 사령탑 경질이라는 극약처방을 쓰고도 창단 첫 최하위의 멍에를 피하지 못했다. ‘현장 리더십 교체’라는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표현과 방식을 동원한 감독 경질이 2018시즌 NC의 유일한 반전이었는지 모른다. 롯데는 시즌 막판까지 희망고문을 이어갔으나 7월까지의 부진에 발목을 잡혀 끝내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 책임은 시즌 후 조원우 감독이 홀로 뒤집어썼다.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 불가능한 줄 알았던 꿈 이룬 오지환

2018년 한국야구가 겪은 최대의 불상사 중 하나는 AG 대표팀 일부의 ‘병역특례 무임승차’ 논란이다. 그 여파로 야구대표팀 최초의 전임감독이었던 선동열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AG 대표팀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방기하거나 스스로 허물을 만든 정운찬 KBO 총재 또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은 따지고 보면 미미했다. 대다수가 불가능한 꿈이라고 치부했던 한 선수의 꿈이 이뤄지면서부터였다. LG는 병역특례에 성공한 주전 유격수를 얻은 반면 한국야구는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 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반전 사례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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