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한 바이오 업체의 연구실. 다른 기업이나 대학, 병원 등과 손잡고 새 치료 물질 도입, 협약을 통한 신약개발, 유망 스타트업 투자 등을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타트업·병원과 상호교류 협력
외부기술·지식 활용해 효율성 UP
새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로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떠오르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개방형 혁신’이란 뜻으로 기업이 연구개발과 상업화 과정에서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 전략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주로 다른 기업이나 대학, 병원 등이 개발한 치료 물질을 도입하거나 협약을 통한 신약개발, 유망 스타트업 투자 등을 가리킨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오픈 이노베이션과 인공지능 활용 등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유한양행이 지난해 11월 ‘레이저티닙’에 대한 임상개발권과 판권을 다국적제약사 얀센에 총액 1조4000억원에 기술 수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한양행에 이어 다른 기업들도 자사 특성에 맞는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화약품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적이다. 3일 관련 유망 기업을 발굴, 육성하기 위해 50억원 규모로 ‘동화-크립톤 기업가정신 제1호 펀드(창업벤처전문 사모투자합자회사)’를 조성했다.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 및 경영자문, M&A, IPO(신규상장)까지 지원하고 있는 액셀러레이터 ‘크립톤’과 함께 펀드를 운영한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바이오, 바이오 메디칼, 뷰티 커머스, AI(인공지능), 교육 등에서 동화약품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주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혁신 역량을 키우기 위해 병원과 협력하기도 한다. 에이티젠 그룹은 12월 명지병원과 차세대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공동연구개발과 기술교류에 관한 오픈 이노베이션 협약을 체결했다. 정밀면역검사용 의료기기 NK뷰키트를 개발한 에이티젠, 차세대 면역항암제를 개발한 엔케이맥스, 면역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에이티젠에이치앤디(ATGen H&D) 등을 보유한 에이티젠 그룹은 임상적 노하우와 연구 인프라를 갖춘 명지병원과의 협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CMG제약 역시 지난해 분당차병원과 함께 차세대 면역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연구해 그 결과를 유럽암학회(ESMO 2018)에서 발표했다.
일반인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매년 ‘PEH(Pfizer Essential Health) 디지털 오픈 이노베이션 공모전’을 실시한다. 디지털 기술 및 플랫폼 바탕의 혁신적인 헬스케어 솔루션을 찾는 아이디어 공모전으로 전문가들의 멘토링도 제공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