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해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람보르기니’는 올해도 가속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다만 목적지는 조금 더 앞으로 바뀐다. 도루의 종착지 중 하나인 2루가 아니라 두 베이스 더 앞인 홈을 집중적으로 노린다.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29)에게 2019년은 매우 특별한 해다. 1990년생 대졸 자원인 그는 올해로 어느덧 한국 나이 30대에 접어들었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밑으로 들어온 후배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지난해까지 강조하던 중고참이라는 말도 이제는 과거형이 된 지 오래다.
박해민은 7일 “지난해에도 책임감에 대해 얘기했는데, 올해 팀원 상황을 보니 그 무게감이 더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동생들을 세심하게 챙겨야 하는 ‘선배’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중하게 느끼고 있는 모습이었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 겨울 비활동 기간이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히 하며 이른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박해민은 “지난해 9월의 좋았던 모습을 올해는 꾸준하게 보이고 싶다. 기복 있는 게 아쉬운 한 해였다”며 “올해는 그 편차를 반드시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 박해민은 지난해 9월에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다. 9월에만 타율 0.337, 5홈런, 20득점을 기록하며 날아다녔다.
새해 목표로는 호기롭게 ‘득점과 출루’를 첫 번째로 뽑았다. 이유를 묻자 “데뷔 후 2018년에 처음으로 110득점을 넘겼다. 분명 기복이 있는 해였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뒤에 타자들이 홈으로 잘 불러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에 정말 좋은 타자들이 많다는 걸 새삼 느꼈다. 여기에 이학주, 김동엽 등 전력보강도 됐다”며 “내가 나가기만 하면 홈으로 불러들여줄 타자들이 더욱 더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팀 재도약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지난시즌 마지막에 좌절된 가을야구에 대해 말하며 “‘라팍’의 가을을 팬들께 못 보여드린 게 가장 아쉽다”고 밝혔다. 막연하게 가을야구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식의 말은 남기지 않았다. 보다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했다. 박해민은 “홈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하려면 최소 4위는 해야 한다. 팬들께 반드시 ‘라팍의 가을’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