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사진제공|KOVO
11경기에서 1승. 최근 대한항공의 1세트 전적이다. 첫 단추를 유독 잘 꿰지 못하고는 있지만, 같은 기간 승률은 7승4패로 준수하다. 1세트를 따내지 못하고도 승리한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할까. 이제 막 4라운드 중반에 접어든 장기 레이스에서 체력 부담과 마주한 것을 아쉬워해야 할까.
대한항공은 챔피언에 오른 지난 시즌에도 ‘1세트 징크스’라는 말을 들었을 만큼 고전을 면치 못했다. 때문에 비시즌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의 초점 중 하나는 ‘기선제압’이었다. 선수단에게 “1세트를 내주고 시작하니까 체력적으로 쉽지 않다”고 이 점을 강조했다.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의 멘탈을 다잡는 데 주력했고 어느 정도 효과도 나오는 듯했다. 대한항공은 1~2라운드 들어 1세트 전적 8승4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3라운드부터 다시 문제점이 불거졌다. 3라운드 첫 경기 KB손해보험전에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뒀지만 1세트는 내줬다. 이때부터 내리 5연속경기 1세트 패배.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한국전력과 맞대결에서 1세트를 따냈지만, 다시 4라운드 4연속 1세트 패배다. 특히 최근 4경기는 모두 1세트를 내주며 풀세트 혈전을 치렀다. 3승1패로 승점 9점을 얻을 기회에 6점만 얻었다.
박기원 감독은 1~2세트 패배 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승리한 7일 우리카드전 직후 “승점 2점을 거저 주은 느낌이다. 생각할 게 많은 경기다. 1세트 징크스가 우리 수준이라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박 감독의 진단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재 한계점에서 매 경기를 치르고 있다.
비시즌 국제대회 때부터 체력의 부담을 안은 선수들은 위험부담 속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 한계점을 넘는 날에는 완벽한 경기력처럼 보이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범실로 자멸한다. 최근 1세트 부진에도 승리를 챙기는 것은 전자의 경우다.
박기원 감독은 “매 경기 후, 그리고 훈련 때, 다시 경기 전 ‘1세트는 따내자’고 선수단에게 주문한다. 하지만 결과가 이렇다.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자평했다. 주포 정지석 역시 “1~2라운드에는 1세트 결과가 좋았는데 다시 반복되고 있다. 아무래도 안일한 모습이 다시 나오는 것 같다. 선수들끼리 모여서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해야겠다”고 밝혔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