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영 “초등학생 때 차인표 선배 보고 연기자 꿈, 어느덧 주연까지”

입력 2019-01-09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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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은 이제 그룹 B1A4의 멤버보다 연기자로 불리는 게 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만큼 첫 주연영화인 ‘내안의 그놈’을 통해 관객의 인정을 받고 싶은 욕심도 커졌다. 진영은 “이번 영화는 내게 더 큰 감격과 감동으로 와닿는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진영은 이제 그룹 B1A4의 멤버보다 연기자로 불리는 게 더 자연스러워졌다. 그만큼 첫 주연영화인 ‘내안의 그놈’을 통해 관객의 인정을 받고 싶은 욕심도 커졌다. 진영은 “이번 영화는 내게 더 큰 감격과 감동으로 와닿는다”며 설렘을 드러냈다.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 생애 첫 주연 영화 ‘내안의 그놈’ 진영

어릴 때 2 대 8 가르마 하고 돌아다니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차인표 왔네’ 반겨
그때부터 TV 속 연예인을 동경했어요
그룹 독립한 것은 변화를 위한 몸부림
전쟁영화·라디오 DJ도 하고 싶어요


“어릴 때 동네 별명이 ‘대팔이’였다. 2 대 8 가르마를 하고 다녀서. 슈퍼마켓 심부름 갈 때도 머리는 꼭 만지고 나갔다. 그때 TV에서 본 차인표 선배님한테 푹 빠져 있었거든. 하하하!”

첫 주연영화 ‘내안의 그놈’의 9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연기자 진영(28)은 막힘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동경하기 시작한 계기를 곱씹다가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의 기억까지 꺼냈다. 드라마에서 본 ‘2 대 8 가르마’의 차인표에 마음을 빼앗긴 소년은 그를 흉내 내 동네를 휘젓고 다녔다. 만나는 아주머니들은 ‘차인표 왔네’라면서 반겼다고 했다.

“연기자가 뭔지도 모른 채 ‘나도 TV에 나오고 싶다’며 동경했다. 막연하던 생각을 중학교 3학년 때 실행에 옮겼다. 집(충주)에서 서울을 오가면서 사회생활이란 걸 시작한 거다.”

진영은 버스에서 몇 시간씩 대기하기 일쑤인 드라마 보조 출연부터 시작했다. 처음엔 뒤통수만 보이는 엑스트라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대사가 있는 배역도 맡았다.

“멘탈이 약하면 이쪽(연예계) 일을 할 수 없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긍정적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인생 뭐 있나, 재미있고 편하게 해야지. 그런 주문이 나를 변화시키기도 했다.”


● 첫 주연영화…능청스러운 코미디 재능

진영이 연기자로 두각을 나타낸 건 2014년 영화 ‘수상한 그녀’를 통해서다. 865만 관객 동원에 힘입어 진영도 가능성을 보였고, 이후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이전까지는 아이돌 그룹 B1A4의 리더로 더 유명했다. 연기도 하는 아이돌의 위치. 그러던 진영은 지난해 그룹에서 독립, 음악프로듀서이자 연기자로 자신의 방향을 정했다.

“고민이 많은 편은 아니다”고 말하는 그는 “어떤 목표나 목적보다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했을 뿐”이라고 했다. 그룹에서 독립할 당시 팬들의 아쉬움을 모르지 않는 진영은 “팬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연기자로서 이제 시작이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음악과 연기, 두 분야 모두 놓치지 않고 싶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도 크다. 칭찬이 받고 싶어서 어릴 땐 할아버지가 누나한테 시키는 심부름까지 가로채서 다 했을 정도였다.”

영화 ‘내안의 그놈’에서의 진영(가운데).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메리크리스마스

영화 ‘내안의 그놈’에서의 진영(가운데).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메리크리스마스


‘인정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는 평가에 고개를 끄덕인 진영은 영화 ‘내안의 그놈’(감독 강효진·제작 에코필름)을 통해서도 관객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영화 주연은 처음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다.

“시나리오를 받고 진짜 어려운 작업이 될 거라는 느낌이 왔다. 긴가민가했지만 도전하고 싶었다. 고등학생과 중년 남자의 바디체인지가 주된 설정이지만 그 속에서 딸을 대할 때, 라미란 선배님이나 김광규, 이준혁 선배님을 대할 때마다 다른 느낌을 줘야 했다. 다양한 연기를 보일 기회라고 여겼다.”

진영은 영화에서 ‘능청미’를 제대로 보인다. 우연한 사고로 40대 중년 남자(박성웅)와 몸이 뒤바뀐 설정. 몸은 고등학생이지만 영혼은 ‘아재’인 상황을 능청스럽게 표현한 것은 물론 연기 경력이 상당한 베테랑 배우들을 오히려 이끄는 역할까지 해냈다.

“함께한 배우들이 대선배들이어서 초반에는 어려웠다. 아빠 역인 김광규 선배님을 확 밀쳐야 하는데 차마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더라. 더 힘든 건 박성웅 선배님이다. 내가 그분의 머리를 쓰다듬어야 하는데 그런 상상을 언제 해봤겠나. 하하!”

뭐니 뭐니 해도 압권은 라미란과 펼치는 로맨스 연기. 두 사람은 키스신까지 소화했다. 라미란은 촬영 전 진영에게 ‘나를 다른 사람으로 생각해도 좋다’는 주문을 건넸다. 라미란이 말한 ‘다른 사람’이 대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없었지만, 호흡만큼은 척척 맞았다. 영화 후반부 라미란으로부터 거칠게 뺨을 맞은 진영이 옆에 놓인 테이블에 털썩 주저앉는 장면은 도저히 웃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을 정도. 진영이 꺼낸 촬영 뒷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웃기다.

“원래 시나리오 지문에는 뺨을 맞은 뒤 ‘슬픈 눈으로 (라미란을)바라본다’였다. 그런데 너무 세게 맞아서 나도 모르게 테이블 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NG가 나서 원래 지문대로 몇 번 더 촬영했는데, 맞는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이미 경험해 손만 올라오면 저절로 눈이 감기더라. 하하! 그래서 처음 촬영한 장면이 영화에 담긴 거다.”

연기자 진영.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연기자 진영. 사진제공|TCO(주)더콘텐츠온


진영은 현재 넷플릭스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촬영에 한창이다. 그 틈을 쪼개 ‘내안의 그놈’을 알리는 무대인사와 시사회, 각종 프로모션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흥행을 떠나서 이번 작업을 후회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 지금 행복하다. 예전엔 대사 한마디도 맡기 어려웠고 뒷모습만 나오기 일쑤였지만 이젠 주인공까지 하지 않나. 그러니 이번 영화가 내게 더 큰 감격과 감동으로 와닿는다.”

욕심 많고 도전도 즐긴다고 자평한 진영은 올해 꼭 이루고픈 일이 더 있다. 라디오 DJ 도전이다. 거기서 멈추면 진영이 아니다. 연기하고 싶은 장르도 있다. 전쟁영화다. “극한의 감정, 극한의 액션을 경험하고 싶다”는 그는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 진영

▲ 1991년 11월18일생. 본명 정진영
▲ 2011년 아이돌 그룹 B1A4 데뷔
▲ 2013년 tvN 드라마 ‘우와한 녀’로 연기 시작
▲ 2014년 영화 ‘수상한 그녀’로 스크린 데뷔
▲ 2015년 MBC 드라마 ‘맨도롱 또똣’
▲ 2016년 KBS 연기대상 남자 신인상(구르미 그린 달빛)
▲ 2018년 B1A4에서 독립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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