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장르가 된 ‘김순옥의 월드’

입력 2019-01-09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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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황후의 품격’이 심상치 않다. 지상파 방송 미니시리즈로서 시청률 20%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순옥 작가의 화력답다.

‘황후의 품격’은 대한민국이 입헌군주제인 대한제국이라는 설정 아래 황실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장나라가 일찌감치 여주인공에 합류해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특히 김순옥 작가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관심이 높았다.

‘황후의 품격’은 첫 방송부터 밀회, 살인 등 자극적인 요소를 담아냈다. ‘천사의 유혹’, ‘왔다! 장보리’의 김순옥 작가의 색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복수 코드도 빠지지 않았다. 주인공 천우빈(최진혁)은 대한제국의 황제 이혁(신성록)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름도 버리고 황실에 입성했다. 오써니(장나라) 또한 이혁에게 복수하기 위해 천우빈과 공조하고 있는 중이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은 도통 알 수 없게 흘러간다.

민유라(이엘리야)에게 푹 빠져있는 듯 했던 이혁은 어느새 오써니에게 흥미를 보인다. 천우빈은 오써니의 편인 척했다가 배반을 하기도 한다.

드라마 속 사건들도 개연성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비녀가 거울에 꽂히거나, 이혁과 천우빈의 칼싸움이 느닷없이 애니메이션으로 펼쳐지기도 한다. 시청자의 예측을 뛰어넘는 기이한 설정과 장면이 연이어 등장한다.

이렇게 풀어보면 결코 완벽한 드라마는 아니다. 하지만 ‘황후의 품격’은 높은 흡인력을 자랑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욕하면서 본다”는 시청자 의견이 드라마를 표현하는 가장 적합한 한 줄이 될 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이 가득한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김순옥 작가가 내세웠던 마법 같은 흡인력이 이번에도 통한 셈이다.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언니는 살아있다’ 등 김 작가의 전작도 비슷했다. 자극적인 전개가 늘 발목을 잡았지만, 시청률만큼은 훨훨 날았다. ‘황후의 품격’은 김순옥 작가 드라마의 ‘정수’를 한 작품에 모은 드라마로 평가되고 있다.

시청률은 그 방증이다. 17%(닐슨코리아)를 기록한 뒤 조만간 20%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청률 10%가 넘으면 성공작이라고 보는 최근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흐름 안에서도 놀라운 성과다. 대만에도 판권을 수출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황후의 품격’ 인기를 실감하게 만든다.

김순옥 작가의 세계는 ‘막장’이란 단어로 정의하기에는 부족한, 하나의 장르가 됐다. 다음 회를 기다리게 만드는 과감한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김순옥 작가. 그가 과연 해외에서도 힘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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