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FA컵 우승팀 첼시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 사진출처|에당 아자르 공식 SNS
FA컵은 더블을 노리는 프리미어리그 상위클럽들에게 중요한 대회다. 일정이 빡빡하지만 적극적인 유망주 기용과 로테이션으로도 충분히 높은 위치에 도달할 수 있다. 잉글랜드 최초의 더블 달성팀은 놀랍게도 잉글랜드 풋볼리그(프리미어리그의 전신)가 시작된 첫 시즌(1888-89시즌)에 나왔다. 지금은 잉글랜드 챔피언쉽(2부 리그)에 속해있는 프레스턴 노스 엔드 FC가 그 주인공이다.
풋볼리그 이전 잉글랜드에는 FA컵만이 존재했다. FA는 1882년 프로선수를 공식적으로 금지했고, 구단은 선수들이 지출한 비용을 갚아주는 것만 허용됐다. 그러나 상대 팀이 직업선수를 투입했다는 제소가 넘쳐났고, 결국 1884년 프레스턴을 비롯한 몇몇 클럽이 FA컵에서 실격당하면서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클럽 유력자 메이저 서덜은 조사위원회에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선수 재정 지원을 솔직하게 시인했지만, 선수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일어나는 관행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어째서 자기 클럽만 징계하느냐고 FA를 비판했다.
서덜의 솔직한 발언은 FA 임원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결국 논의 끝에 프로페셔널리즘이 제한적으로 합법화되었다. 그러나 클럽들은 프로페셔널리즘을 꺼리는 FA를 납득하지 못했다.
당시 FA의 사무총장은 시대의 징후를 간파했다. 축구의 인기를 위해 프로 구단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1888년 FA의 감독 하에 독립적인 프로리그 도입이 합의되었다.
풋볼리그 첫 시즌, 대부분의 클럽은 리그를 매우 중요시 여겼다. 하지만 프레스턴은 리그와 FA컵 모두를 진지하게 여겼다. 풋볼리그의 첫 시즌을 맞아 프레스턴은 리그에서 무패우승을 달성하는 동시에 FA컵까지 거머쥐었다. 프로 문제를 들끓게 한 클럽이 세계 최초의 무패우승 및 최초의 더블 달성 클럽이 된 것이다. 프로 축구 도입에 큰 영향을 준 프레스턴에게는 더욱 값진 순간이었다.
서서빈 대학생 명예기자(연세대학교 사회학과) smallbe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