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손석희 사과 요구…경찰 “손석희, 설연휴 후 조사 계획”

입력 2019-01-31 1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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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 손석희 사과 요구…경찰 “손석희, 설연휴 후 조사 계획”

폭행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손석희 JTBC 대표이사가 설 연휴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설 연휴 이후 손석희 대표이사를 조사할 방침이다. 31일 경찰은 “현재 손석희 대표와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조사 장소는 마포경찰서다. 조사 일정 공개 여부는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손석희 대표이사를 폭행 사건 혐의자 겸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경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에서 손석희 대표이사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웅 씨는 “2017년 4월16일 손석희 대표이사가 경기도 과천시 한 주차장에서 낸 교통사고 관련 취재 중 손석희 대표이사가 기사가 나가는 걸 막고 회유하기 위해 JTBC 작가직을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하자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석희 대표이사는 24일 JTBC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김웅 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JTBC는 “김웅 씨가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김웅 씨가 손석희 대표이사에게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손석희 대표이사를를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다. 김웅 씨는 타 방송사 기자 출신으로 제보가 인연이 돼 약 4년 전부터 알던 사이다. 방송사를 그만 둔 김웅 씨는 오랫동안 손석희 대표이사에게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 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 왔다.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 ‘정신 좀 차려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사안의 전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4월 손석희 대표이사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다. 접촉 자체를 모르고 자리를 떠났을 정도로 차에 긁힌 흔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차에 닿았다는 견인차량 운전자의 말을 듣고 쌍방 합의를 한 것이다. 김웅 씨는 지난해 여름 어디선가 이 사실을 듣고 찾아 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 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며 “김웅 씨는 그 후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손석희 대표이사는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자,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손석희 대표이사는 김웅 씨를 상대로 공갈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사(JTBC)는 이러한 손석희 대표이사의 입장을 존중하며 수사를 통해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손석희 대표이사 폭행 여부뿐만 아니라 접촉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김웅 씨는 접촉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주장했다. 하지만 손석희 대표이사는 해당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손석희 대표이사는 JTBC 입장문을 통해 “2017년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과 일부 보도는 명백한 허위임을 밝힌다.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다. 이는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문제 당사자 김웅 씨의 의도로 보인다”며 “이를 포함한 이번 사안을 둘러싼 모든 가짜 뉴스 작성자와 유포자, 이를 사실인 것처럼 전하는 매체에 대해서는 추가 고소를 통해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아울러 문제의 당사자인 김웅 씨가 내게 거액을 요구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구체적인 공갈 협박의 자료는 일일이 밝히는 대신 수사 기관에 모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경찰 수사는 내사 단계다. 경찰 관계자는 “(폭행 건에 대해) 현재 내사 단계다. 때문에 손석희 대표이사는 아직 피의자 신분이 아니다. 다만, 조사 결과 협의점이 있으면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석희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김웅 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앞서 김웅 씨에게 이메일로 최초 피해 진술을 받았고, 이후 우편 등으로 추가 진술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속에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김웅 씨가 손석희 대표이사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는가 하면, 손석희 대표이사와 관련한 과거 접촉사고 의혹이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된 상태다. 특히 손석희 대표이사는 김웅 씨 폭행 의혹 외에 뺑소니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다만, 각 의혹은 일부 주장만 있을 뿐 정확한 사실 확인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수사가 진행되어야 알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런데도 온라인에서는 양측 입장을 둘러싼 다양한 추측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김웅 씨는 31일 입장문을 냈다. 김웅 씨는 “나를 파렴치한 인간으로 매도했던 바로 그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를 무고한 일에 대해서도 죄를 묻지 않겠다. 당신(손석희 대표이사)이 적시한 나에 대한 혐의가 참으로 비열하고 졸렬했다. 그러나 굳이 여기서 다시 언급하지 않겠다”며 “스튜디오에서는 당신이 제왕일지 몰라도 현장에서는 후배 취재기자들의 예봉을 당해낼 수 없다. 당신이 일으킨 모든 사건은 스튜디오 밖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우리 사회 보수의 가치가 그러하듯이 진보의 가치 또한 뉴스 앵커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당신 하나로 인해 탁해져서도 안 된다”고 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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