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프리즘] “H&B 스토어 때문에” 로드숍 울고, 제조업체 웃다

입력 2019-02-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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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의 실적 부진과 화장품 제조업체들의 매출 상승이 대비되면서 뷰티업계의 양극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적자 전환한 미샤 매장의 모습. 사진제공|에이블씨엔씨

■ 화장품 뷰티업계, 소비 트렌드에 희비

다양한 브랜드 H&B스토어 인기
미샤 등 로드숍, 실적부진 악영향
화장품 창업 붐…제조업체 매출↑


한때 뷰티업계를 주도했던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들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에 주력하는 화장품 제조업체들의 매출 상승은 두드러진다. 이처럼 뷰티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2018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89억5000만 원으로 전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2018년 매출액은 3455억2200만 원으로 7.44% 감소했고, 당기순손실도 142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로드숍 토니모리도 2018년 연결기준 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전년 대비 무려 166.06% 확대되는 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78억 원으로 나타났다.

로드숍 브랜드의 침체는 여러 브랜드의 화장품을 모아서 파는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H&B(헬스·뷰티) 스토어로 소비자가 몰리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자사 제품만 구매할 수 있는 로드숍과 달리 H&B 스토어는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난 이슈 제품부터 중소업체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H&B 스토어의 활성화는 중소 화장품 업체의 창업 붐을 낳았고, 이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등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제조업체들의 실적 고공비행으로 이어졌다. 두 업체는 지난해 나란히 매출 1조 원을 넘어서는 ‘1조 클럽’에 가입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드숍 업체의 성장을 가로막은 H&B 스토어가 화장품 제조업체에게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과 함께 트렌드를 리드하는 입소문 제품들이 당분간 화장품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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