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간 단축 의지에 담긴 염경엽 감독의 치밀함

입력 2019-05-09 1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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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SK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가 한화 이글스를 17-2로 대파한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 SK가 장단 19안타와 7사사구를 얻고 매회 주자를 내보냈는데도 경기는 3시간9분만인 오후 9시39분 끝났다. 12안타, 9사사구로 한화에 11-2 완승을 거둔 전날에도 SK는 2시간52분 만에 경기를 마쳤다. ‘공격은 길게, 수비는 짧게’ 한 결과다.

올 시즌 SK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10분(정규이닝 기준)으로 KBO리그 전체 평균인 3시간11분보다 약간 빠르다. 3시간3분의 1위 LG 트윈스에는 제법 뒤지지만, 이 부문에서 SK는 한화와 함께 공동 5위를 기록 중이다. SK의 전력이 3월의 침체기, 4월의 회복기를 거쳐 5월 들어 정상궤도로 올라선 만큼 향후 경기시간은 좀더 줄어들 수 있다.

‘스피드업’을 통한 경기시간의 단축은 최근 수년간 메이저리그는 물론 KBO리그에서도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중대과제다. 지루한 경기가 관중과 TV 시청률 모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리그의 존립기반을 뒤흔들 정도의 사안이 됐다. 메이저리그는 2시간대 진입을 목표로 내년부터는 한 투수가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하도록 강제한다. 좌타자 1명만 상대하는 좌완 스페셜리스트를 이제 메이저리그에선 볼 수 없다.

SK 염경엽 감독도 스피드업에 적극적 동참 의사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야구행정가가 아닌 현장야구인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다. 선수들의 피로를 줄여 경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라도 경기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한 경기 한 경기 놓고 보면 별 차이 없겠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경기시간 단축으로 얻는 선수들의 피로감소효과는 크다”며 “그래서 우리는 투수도, 타자도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던지고 친다. 때로는 욕을 먹기도 하지만 경기시간 단축에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투수교체에 소모되는 시간도 아끼려고 노력 중이다. 염 감독은 “웬만하면 이닝 중간에는 투수를 교체하지 않는다. 이닝을 마치고 승계주자 없이 (구원투수를)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투수교체를 최소화해 경기시간을 줄이려는 메이저리그의 접근방식과 닮아있다.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한 SK의 마운드 사정과도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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