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위기서 한화 구한 주장 이성열의 끝내기 만루포

입력 2019-06-20 22: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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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주장 이성열의 끝내기 만루포를 앞세워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7연패에서 벗어났다. 3-7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말 집념의 추격전을 펼쳐 거짓말 같은 10-7 재역전승을 거뒀다. 길고 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나는 한방이었다.

이성열은 2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6-7로 쫓아간 9회말 2사 만루서 박진형을 상대로 끝내기 좌월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롯데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의 초구 한복판 직구(시속 143㎞)를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한화 덕아웃의 모든 동료들은 그라운드로 뛰쳐나왔고, 롯데 좌익수 전준우는 타구를 쫓아 뒤로 달려가다 끝내 멈춰서고 말았다. 시즌 1호, 통산 19호, 개인 1호 끝내기 그랜드슬램.

3-0으로 앞서던 한화는 6회초 선발 장민재가 1실점한 뒤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서 구원투수 안영명이 2연속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7회초에는 1사 1루서 안영명을 구원한 송은범이 연속안타를 맞아 3-4로 뒤집어진 데 이어 병살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던 상황에서 나온 포수 최재훈의 1루 악송구로 3-6까지 스코어가 벌어져 망연자실했다. 9회초에도 추가로 1실점해 8연패가 유력해졌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었다. 9회말 선두타자 지성준이 우전안타, 다음타자 장진혁이 좌전안타로 출루하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롯데는 손승락을 대신해 마무리 구승민을 급하게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변우혁이 구승민에게서 볼넷을 얻어 무사만루가 됐고, 노시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이어져 스코어는 4-7이 됐다. 다시 구승민의 1루 악송구 실책과 연속 폭투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6-7까지 좁혀졌다.

2사 1·3루서 박진형이 등장했다. 김태균과 승부하다 볼카운트가 3B-1S로 불리해지자 롯데 벤치에선 자동 고의4구를 택했다. 2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이성열이 단타만 쳐도 한화의 끝내기 승리가 가능해졌다. 앞선 4차례 타석에서 볼넷 1개만을 골랐던 이성열은 초구에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엎치락뒤치락한 모든 상황은 종료됐다. 한화도 길고 길었던 연패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짜릿한 역전극의 주인공이 된 이성열은 “내 타석 이전에 동료들이 연패를 끊어보자는 의지로 좋은 찬스를 만들어준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 내가 찬스에 나섰던 것이 운이 좋았을 뿐이다. 외야가 전진수비를 하고 있었고, 박진형 선수가 포크볼을 잘 던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의식적으로 밀어치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그동안 연패에 빠져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었다. 연패를 끊는 데 일조하게 돼 기쁘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것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 역시 “어려운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만들어낸 선수들이 대견하다”며 기뻐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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