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는 캡틴 체질? “솔직히 힘들지만…”

입력 2019-06-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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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민우.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박민우는 리그 최연소 캡틴이다. 1993년생으로 올해 만 26세다. 5월 3일 나성범(30)이 십자인대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하면서 갑자기 맡은 역할이지만 ‘캡틴 체질’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동욱 감독은 팀의 창단멤버라는 상징성에 활발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높이 평가하며 중책을 부탁했다. 이제 20대 중반으로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지만 무게감에 짓눌려 있기보다는 더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임시 주장이라고 하지만 나성범의 복귀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 사실상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캡틴의 중책을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

처음 이 감독이 박민우를 선택했을 때 우려도 뒤따랐다. 활발한 성격이야 누구나 인정하지만 아직 젊고 팀에 선배도 많기 때문에 자칫 개인성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걱정이었다. 실제로 주장을 맡은 이후 중압감에 타격 슬럼프에 빠지고 캡틴 역할을 자진해서 반납하는 사례도 자주 있었다.

그러나 박민우는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로 부활에 성공하며 연이은 전력 이탈로 어려움에 빠진 팀에서 빛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주장으로 역할도 기대 이상이다. 14일부터 21일까지 이어진 7연패 기간에도 클럽하우스와 덕아웃에서 “더 파이팅을 하자”며 힘을 냈다.

박민우에게 “‘타고난 주장’이라는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자 빙그레 웃으며 “솔직히 힘든 점이 많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이어 “생각했던 것보다 해야 할 역할, 신경 쓸 부분이 많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 할 역할이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캡틴은 이타심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왜 내가 주장을 해서 손해를 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통솔력도 약해진다. 개인 기록에 악영향도 커진다.

그러나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며 헌신 속 훌륭하게 주장 역할을 해냈을 때 선수로서 가치는 더 커진다. 박민우가 지금도 존경하면서도 어려워하는 NC 이호준 타격코치, 얼마 전 은퇴를 발표한 KIA 타이거즈 이범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홍성흔 코치, 삼성 라이온즈 진갑용 코치 등이 손꼽히는 명 주장이었다.

박민우도 희생과 헌신의 높은 가치를 알기 때문에 당당하고 솔직하게 “힘들다”고 답할 수 있었다.

올 시즌 많은 변화 속에 부활을 다짐한 NC는 전반기 순항했지만 여러 암초를 만나며 후반기 치열한 5위 싸움을 앞두고 있다.

많은 플랜이 어그러졌지만 위기 속에서 찾은 새 희망도 많다. 선발 박진우, 백업 내야수에서 주전 외야수로 성장한 김태진 등이 그 주인공이다. 또 한명 팀의 리더로 새로운 능력을 확인한 박민우의 존재 역시 큰 수확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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