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윤일록(24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날 경기 전부터 윤일록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FC서울 출신이다. 2013년부터 5년간 최용수 감독의 가르침을 받으며 서울에서 성장했다. 지난해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로 이적한 뒤 올 시즌 제주에 임대됐다. 경기를 앞두고 그는 “서울은 내게 특별한 팀이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오직 승리만 생각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경기 전 만난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윤일록에 대해 “영리한 플레이를 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약속대로 윤일록은 승리를 향해 뛰었고, 결국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팀 분위기가 안 좋았다. 선수들의 부담감도 컸다”면서 “반전이 필요했다. 이날 경기는 꼭 이기고 싶었다. 승리로 보답하고 싶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윤일록은 일본에서 제주로 임대 올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는 “많은 생각을 했다. 돌아오면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면서 “이날 경기에서도 한 발 더 뛰면서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윤일록은 올해 신인인 서진수(19)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날 윤일록의 2골과 남준재의 한 골을 도와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윤일록은 “어린 나이인데도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다”면서 “플레이 스타일이 나와 맞은 것 같다. 그런 덕분인지 기회가 많이 왔다”며 웃었다.
친정팀을 상대한 기분에 대해 “묘했다”는 그는 친정팀 동료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경기 전에 만난 최용수 감독님께서 살살하라고 하셨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서귀포|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