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구자욱·강백호, 아픈 몸으로 사인회 참여한 책임감

입력 2019-07-21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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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양의지-삼성 구자욱-KT 강백호(왼쪽부터). 창원|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각각 부상을 당해 올스타전에 출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팬들을 향한 진심은 똑같았다. 양의지(32·NC 다이노스), 구자욱(26·삼성 라이온즈), 강백호(20·KT 위즈)가 모처럼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섰다.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KBO 올스타전’의 식전 행사 중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선수단 팬 사인회였다. 궂은 날씨로 올스타전이 하루 연기됐고, 이날 오전도 먹구름이 가득했지만 팬들은 행사 시작 전부터 장사진을 치며 입장을 기다렸다. 구단을 대표해 올스타전에 출장한 이들은 팬들의 사인 및 사진 요청에 모두 미소로 응대했다.

올스타전에 출장하지 않는 선수들도 사인회에 참여했다. 양의지와 구자욱, 강백호가 그 주인공이다. 양의지는 12일 내복사근 경미한 혈종으로 재활군에 내려갔다. 후반기 시작 후 2~3주는 더 재활이 필요하다. 구자욱은 9일 경기에 앞서 1군 말소됐다. 7일 창원 NC전에서 다이빙 캐치 도중 왼 어깨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근육 미세 손상으로 아직 깁스 중인 상황이다. 강백호 역시 6월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수비 도중 구장 구조물에 손바닥 자상을 입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팬과 선수단 투표로 선정된 ‘베스트 12’에 이름을 올렸다. 강백호와 구자욱은 드림, 양의지는 나눔 소속이었다. 예년과 같으면 대체 선수가 올스타전에 참여하고 부상자들은 구장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경기장을 찾았고, 유니폼을 입은 채 팬 사인회에 참여했다.

양의지는 “2017년에도 베스트로 뽑혔는데 손가락 골절로 교체됐다. 못 가서 죄송한 마음이 너무 컸다. 올해는 팬들에게 작은 무엇이라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홈구장인 창원NC파크 개최가 양의지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그는 “새 구장 아닌가. 홈 팬들에게 해드릴 것이 사인뿐이라 오히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깁스를 한 채 사인에 임한 구자욱은 불편한 기색에도 연신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원래 왼손으로 사인을 해드리는데…, 오른손이라 쉽지 않다”며 “팬 투표로 선정된 것 아닌가. 큰 명예를 주셨는데 사인회 참여는 당연하다. 올스타전 기간에 무의미하게 쉬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강백호는 “야구 인생 첫 부상이었다. 아쉽지만 팬 사인회라도 함께하게 돼 올스타 선정된 게 실감난다. 부상임에도 불러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일부 선수들은 올스타전 출전을 귀찮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특히 팬 투표로 출장하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큰 영예를 안겨준 팬들에게 화답할 길은 좋은 기량과 팬 서비스다. 리그를 대표하는 양의지, 구자욱, 강백호의 행보가 반가운 이유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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