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구종 황금분할’ 거침없는 류현진, 10일간의 휴식은 약이었다

입력 2019-08-12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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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질주에는 거칠 것이 없다. 10일간의 공백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1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6이닝 무실점) 호투 직후 목 부위에 가벼운 통증을 느껴 부상자명단(IL)에 올랐고, 10일간 휴식을 취했다. 류현진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모두 “가벼운 부상”이라고 강조했지만, 앞서 사타구니 통증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던 터라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기우를 우려로 바꾼 것은 순식간이었다.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등판해 7이닝 5안타 1볼넷 1사구 4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9-3 승리에 앞장섰다. 개인 12승(2패)과 한·미 통산 150승째를 따내며 기쁨을 더했다. 무엇보다 부상의 우려를 떨쳐내고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는 게 최고의 수확이다.

5가지 구종을 모두 완벽하게 원하는 코스에 던졌다. MLB닷컴의 ‘게임데이’에 따르면, 주무기인 체인지업(27개)과 컷패스트볼(커터·20개), 투심패스트볼(투심·19개), 커브(14개), 포심패스트볼(포심·11개)의 조화가 완벽했다. 기존에는 구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커브로 2개의 삼진을 솎아낸 장면도 결정적이었다.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외야를 향한 타구가 4개뿐이었던 점도 돋보였다. 우타자에게는 커터, 좌타자를 상대로는 투심이 통했다. 배트의 손잡이 부분을 노려 땅볼을 유도하는 전략이 통했고, 3회 카슨 켈리와 마이크 리크를 연달아 바깥쪽 커브로 루킹 삼진 처리한 장면은 백미였다. 완성도가 높은 5가지 구종을 자유자재로 던지니 상대 타자와 수싸움을 펼치기가 그만큼 수월했다는 의미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체인지업이 날카로웠고 정확하게 던졌다”며 “삼진을 많이 솎아내는 투구는 아니었지만, 땅볼과 빗맞은 타구를 유도하면서 효율적인 투구를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료 저스틴 터너도 “류현진의 투구는 예술이나 다름없었다. 모든 구종을 구속과 로케이션을 바꿔가며 스트라이크존에 던졌다. 점점 더 강력해지는 모습”이라고 극찬했다.

타석에서도 신이 났다. 3타석 2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득점에 기여했다. 3-0으로 앞선 2회 1사 2루에서 희생번트를 성공하며 1루 주자 크리스토퍼 네그론을 2루에 보냈고, 후속타자 작 피더슨의 중전 적시타 때 추가점이 나왔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리크의 4구째 커터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투타에서 맹활약하며 스스로 사이영상의 자격을 증명한 셈이다.

류현진은 “10일간 잘 준비하고 있었다. 부상 예방 차원이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며 “타자들이 초반에 많은 점수를 내준 덕분에 좋은 리듬으로 던질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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