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 스포츠동아DB
11경기에서 타율 0.439(41타수18안타), 1홈런, 9타점, 출루율 0.490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라운드를 밟은 전 경기에서 최소 안타 하나씩을 때리며 공격의 물꼬를 트고, 득점권에서도 7타수4안타(타율 0.571) 8타점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전반기 성적이 나빴던 것은 아니다. 95경기에서 타율 0.308(334타수103안타), 7홈런, 45타점, 출루율 0.391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기 병살타 1위(19개)의 기록 탓에 다소 저평가됐던 게 사실이다. 득점권에서 0.293, 만루에서 0.192의 타율을 기록한 탓에 찬스에 약하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두산 타선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타자로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뿐 아니라 타구의 질도 훌륭하다. 좌·우중간으로 시원하게 뻗어나가는 타구는 배트에 맞는 순간 2루타 이상의 장타를 직감케 할 정도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박건우의 활약에 싱글벙글 웃는다. 타순 변화에 따른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전반기에는 주로 3번타순에 포진했지만, 후반기 출장한 11게임 가운데 7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제외한 전 경기에 1번타자로 나섰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박건우는 후반기 들어 1번타순에서 타율 0.447(38타수17안타), 1홈런, 8타점, 출루율 0.500을 기록했다. 후반기 기록한 도루 4개 가운데 3개를 리드오프로 나섰을 때 해냈다. 주루센스와 장타생산 능력까지 갖춘 리드오프의 표본이다. 또 0B1S(4타수2안타), 0B2S(4타수3안타), 1B2S(9타수4안타) 등 타자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실투를 놓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해볼 만하다. 전반기 막판 극심한 타격 부진에 허덕이던 두산이 후반기 팀 타율(0.301)과 득점(70점), OPS(출루율+장타율·0.777) 2위, 타점 공동 3위(63타점)를 기록 중인 데는 박건우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전체적인 타격감이 살아난 덕분에 팀은 후반기 성적 2위(7승5패)로 선전하고 있다.
책임감도 남다르다. 동료들의 노력을 언급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팀 베어스’의 강점 가운데 하나다. 박건우는 “컨디션보다 매 경기, 매 타석에 집중하는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반등하기 위해 경기 후 특타를 하는 등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