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왼쪽)-SK 한동민. 스포츠동아DB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추면서 올해 KBO리그에선 홈런이 급감했다. 종착역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평균기록은 물론 누적기록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좀더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대세를 이뤘던 홈런 풍년과 ‘타고투저’ 현상은 2014년부터 비롯됐다. 공교롭게 외국인타자 의무보유 규정이 도입되면서부터다. 9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3년 798개였던 리그 전체의 팀 홈런이 2014년에는 1162개로 급증했다. 경기당으로 따지면 1.39개에서 2.02개다.
이어 10구단 체제로 재편된 2015년부터는 한층 더 가파른 양상으로 치달았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1756개(경기당 2.44개)의 홈런이 터졌다.
올해는 18일까지 681경기를 치르는 동안 총 969개, 경기당 1.42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홈런의 추이로 살펴보면 반환점을 돈 시점인 6월말 기준 1.44개에서 소폭이나마 더 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시즌 전체 일정인 720경기를 마치고나면 홈런은 간신히 1000개를 넘길 전망(1024개 추정)이다.
당연한 귀결로 개인 홈런 기록도 크게 후퇴했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가 30명대에 머물고 있다. 그간 한 시즌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의 수는 2013년 25명→2014년 42명→2015년 57명→2016년 52명→2017년 58명→2018년 69명으로 팀 홈런처럼 증가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18일 기준 34명이다. 9홈런을 기록 중인 타자도 5명뿐이어서 여기서 더 크게 늘어날 것 같지도 않다.
20홈런 이상으로 눈높이를 올리면 올 시즌을 강타한 새 공인구의 파급력과 ‘투고타저’가 한층 더 실감난다. 2015년부터는 매년 20명 넘게 나오고, 지난해에는 35명까지 치솟았던 20홈런 타자가 올해는 18일 현재 8명에 불과하다. NC 다이노스 박석민과 양의지, 삼성 라이온즈 이원석이 19홈런인 만큼 10명을 넘어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만약 10명에 이르지 못한다면 7명에 그친 2013년 이후 최초가 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