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3강, 동률이면 SK 가장 불리하다!

입력 2019-09-2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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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 경기가 열렸다. 3-7로 패하며 6연패에 빠진 SK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선두 SK 와이번스가 KT 위즈에 뼈아픈 3-7 역전패를 당한 24일, 2위 두산 베어스 또한 NC 다이노스의 끈질긴 추격에 혼쭐이 난 끝에 연장 12회 7-7 무승부에 그쳤다. 0.5게임차까지 좁혀질 뻔한 간격이 1게임차로 벌어져 SK가 불행 중 다행으로 한숨을 돌렸을 법하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SK의 정규시즌 우승 확정에 필요한 승수, 즉 매직넘버는 5에서 멈춘 채로다.

이날로 SK는 84승1무54패, 두산은 83승1무55패로 똑같이 5경기씩을 더 치러야 한다. 1게임차라 그래도 SK가 유리한 듯하지만, 향후 무승부가 없다고 가정하면 두산이 5경기를 모두 잡을 경우 SK도 5전승을 거둬야 한다. 동률시 순위를 가리는 방법에 따라 SK가 두산에 비해 사실상 -1의 핸디캡을 안고 있어서다.

포스트시즌 대진 때문에 순위를 가려야 하는 1~5위 중 동률이 2개 팀 이상이면 해당 팀들간 맞대결의 ①다승 ②다득점 ③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순위를 정한다. 여기에 입각해 가령 잔여 5경기에서 SK가 4승1패, 두산이 5승을 거둬 두 팀이 88승1무55패로 동률을 이룬다고 가정하면 상대전적을 따져야 한다. 상대전적에선 두산이 SK에 9승7패로 앞서기 때문에 우승을 차지한다. 결국 24일 두산이 얻은 무승부는 1패가 아닌 1승과 같은 효과를 발휘해 SK의 매직넘버를 5에서 묶어둔 셈이다.

만약 SK가 2승3패에 그치면 3위 키움 히어로즈(84승1무57패)와 동률을 이룰 수도 있다. 키움이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을 경우 SK와 86승1무57패로 같아진다. SK는 여기서도 밀린다. 두 팀의 상대전적은 8승8패로 같다. 따라서 ②맞대결 다득점을 따져야 하는데 SK는 62득점, 키움은 72득점이다. 키움이 SK를 제치는 일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두산과 키움이 동률일 경우를 살펴봐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키움이 상대전적에서 두산에 9승7패로 앞서기 때문이다. 현재 순위상으로는 키움이 가장 불리하지만, 만에 하나 동률이 나오면 SK에든 두산에든 모두 앞서서 극적인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확률은 가장 떨어지는 편이지만 3강이 동률을 이루는 초유의 상황도 배제할 순 없다. 3개 팀간 총 상대전적부터 살펴야 하는데, 현재 순위에서 ‘물구나무서기’가 이뤄진다. 키움이 17승15패로 1위, 두산이 16승16패로 2위, SK가 15승17패로 3위가 된다.

어떤 형태의 동률 상황이든 결국 SK가 가장 불리하다. 그 누구도 믿어 의심치 않았던 SK의 정규시즌 우승이 막판 난기류에 휩쓸려 날아갈 수도 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이 되살아나는 2019시즌 KBO리그의 막판 혼전구도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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