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들과 연속 대결, 고된 일정 속 캐스팅보트 쥔 수원

입력 2019-09-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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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이임생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가장 혹독한 일정을 마주했다. K리그1 ‘왕년의 명가’ 수원 삼성의 사정이다.

수원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31라운드 안방경기를 펼쳤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위를 점한 울산과의 90분 만남은 부담스러운 스케줄의 출발점이었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았던 울산은 지난 주말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쏟아져 강원FC와 홈 30라운드가 연기되자 반가운 기색이 역력했다. 다소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얻었기 때문이다. 울산 김도훈 감독도 구단 직원들과 대화하며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수원은 조금도 무게를 덜지 못했다. K3리그 화성FC와 최근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원정 1차전에서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한 수원은 이를 악물고 나선 상주 상무와 주말 홈경기마저 1-1로 비겨 부진을 끊지 못한 채 울산전에 나섰다.

불편한 여정은 끝이 아니다. 수원은 28일 전주성에서 전북 현대와 운명의 승부를 가져야 한다. 공교롭게도 리그 1·2위를 오가는 강호들과의 릴레이 매치 업이다. 자존심만으로 한 수 위의 상대들을 극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수원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라보는 기준을 달리하면 수원이 올 시즌 우승경쟁의 ‘캐스팅보트’를 쥐었기 때문이다. 무승부도 굉장히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금의 흐름에 수원은 언제든 상대에 충격의 폭탄을 안겨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쏠린다.

수원은 정규리그 최종전(33라운드)에서 오랜 라이벌 FC서울을 홈에서 만난다. 공교롭게도 전북·울산의 뒤를 따르는 3위 서울도 실낱같은 정상 등극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수원이 ‘고춧가루 부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물론 수원에게 다가올 일주일은 운명의 시간이기도 하다. 24일 제주 유나이티드를 격파한 포항 스틸러스의 기세가 맹렬한 가운데 수원은 상위 팀들과의 3연전 결과에 따라 하위 스플릿으로 추락할 수 있고, 가장 기대한 FA컵 결승진출 역시 실패할 수 있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FA컵 우승에 실패하면 사퇴한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수원의 행보를 축구계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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