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돌아온 심동운 “오로지 민간인 되기만을 기다렸다”

입력 2019-09-26 13:3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포항 심동운. 스포츠동아DB

국군장병들의 꿈은 ‘전역’이다. 막 입대한 훈련병부터 전역을 코앞에 둔 말년 병장까지 다시 민간인 신분이 되는 날만을 꿈꾼다.

포항 스틸러스의 공격수 심동운(29)도 지난주까지 그랬다. 상주 상무에서 군복무를 한 그는 17일 꿈에 그리던 전역신고를 하고 민간인이 됐다. 18일 원 소속팀 포항의 훈련에 합류한 그는 민간인 신분으로 K리그1 무대를 누빌 마음에 들떴다. 포항의 김기동 감독(48)은 “너무 적극적이고 의욕이 높아서 걱정될 정도다”라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보였다.

심동운은 “오로지 전역만 기다렸다. 그 외에 다른 것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다시 돌아가서 어떻게 뛰고 그런 생각은 제대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마음먹었다. 민간인이 되는 17일을 맞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 다시 민간인이 되니 너무 좋다”며 웃었다.

‘민간인’ 심동운은 2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소속팀 복귀전을 치렀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스피드와 활동량을 뽐내면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날 포항은 2골을 기록한 일류첸코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 순위도 6위로 뛰어올랐다.

그는 “한 달 정도 경기 출전을 안 하다가 뛰니까 너무 힘들었다. 골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팀이 좋은 경기를 해서 기분이 좋다. 팀에게는 상위 스플릿으로 가는 아주 중요한 경기였다. 즐거웠다”며 복귀전 승리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일정이 어느 덧 막바지로 접어들고 있지만, 심동운의 레이스는 다시 시작됐다.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친다. 그는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훈련을 하면서 우리 팀이 왜 초반에 부진했을까 싶을 정도다. 선수들 모두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복귀전을 뛰면서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플레이가 나아질 것으로 본다. 팀에서 원하는 어느 포지션, 어느 역할이든 맡을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