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브레이커’ 두산과 ‘11%의 희망’ 노리는 키움, 기로의 3차전

입력 2019-10-24 1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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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왼쪽)-키움 장정석 감독. 스포츠동아DB

각종 데이터를 깨며 ‘미러클’을 연출한 두산 베어스. 그리고 실낱같은 확률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 키움 히어로즈.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3차전은 시리즈 조기종영과 장기전 사이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2년의 아픔은 두산을 강하게 만들었다

두산은 22일부터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1·2차전을 모두 끝내기로 승리했다. KS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는 사상 최초다. 정규시즌 후반기부터 이어온 기적의 행진은 21일간의 휴식기에도 멈춤이 없다. 8월초까지 선두 SK 와이번스에 9경기차로 뒤졌던 두산은 8월 18일부터 31경기에서 21승1무9패(승률 0.700)를 기록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KBO리그 역사상 9경기차 선두 탈환은 최초의 ‘사건’이었다.

시즌 최종전에서도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데 이어 KS 1·2차전까지 3연속경기 끝내기다. 철저한 데이터로 움직이던 키움의 ‘철옹성 불펜’을 무너뜨렸기 때문에 두산의 분위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여기에 2017~2018년 2연속시즌 KS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에서 얻은 교훈이 상당하다. ‘캡틴’ 오재원은 “신인 때부터 포스트시즌(PS)을 치렀다. 단기전의 분위기는 1·2차전을 치러보면 알 수 있다”며 “앞선 2년의 경험 덕에 부담을 놓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평가했다. 김재환 역시 “두 번의 준우승으로 선수단 전체의 동기부여는 확실하다”고 자부했다. 2007년과 2013년의 KS에서 ‘2연승 뒤 뒤집기 패’를 당했던 악몽은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이 묻어난다.


● 어긋난 데이터, 키움에게 3차전이 중요한 이유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LG 트윈스, PO에서 SK 와이번스를 차례로 격파하며 기세를 올렸다. 불펜투수 10명의 ‘전원 필승조’ 구축은 파격이었다. 하지만 KS에서는 김동준, 윤영삼 등 상대 전적에서 강세를 띄는 이들의 활용을 피했고, 고전하던 오주원과 김상수를 고집한 게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송성문의 ‘막말 응원’ 논란까지 터지며 분위기는 바닥까지 떨어졌다. 송성문은 물론 다른 선수들도 동요할 수밖에 없다.

역대 KS에서 1·2차전을 연이어 패한 18팀 중 극적인 역전 우승에 성공한 건 2팀에 불과하다. 11.1%의 통계는 키움으로서 달갑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그 두 번의 사례 모두 ‘기적의 피해자’는 두산이었다. 2007년 SK와 2013년의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에 아픔을 안긴 바 있다. 키움은 시리즈 역전우승 재현을 꿈꾼다.

이를 위해서는 1·2차전에 발목을 잡았던 실책을 줄여야 한다. 아울러 박병호, 김하성, 제리 샌즈 등 중심타선의 ‘한 방’도 절실하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이 등판하는 3차전 승리는 필수다. 역대 KS를 3연패로 시작한 10팀 중 ‘리버스 스윕’에 성공한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그중 7번이 4경기 만에 싱겁게 종료됐으며, 4승1무 한 번을 포함하면 제대로 된 반격도 어려웠다. 긴 PS를 치르고 있는 키움으로서는 3연패의 상실감까지 더해진다면 ‘번 아웃’의 가능성도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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