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우승 발판 놓은 두산 최원준, 잊지 못할 최고의 KS 데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다. 두산 최원준.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 베어스 우완 사이드암 최원준(25)의 가을야구 데뷔전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이었다.

최원준은 동국대를 졸업하고 2017시즌 두산의 1차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와 인연을 맺었다. 입단 당시 이름은 최동현이었고, 2018시즌 도중 개명했다. 지난해 1군 무대에 첫발을 내딛기 전까지 두 차례 갑상선암 수술을 받는 등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불굴의 투지로 병을 이겨냈다. 그리고 올해 정규시즌 34경기에서 1승2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강률과 곽빈 등 빠른 공을 지닌 계투진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최원준이 가세한 게 엄청난 힘이 됐다. KS 엔트리 합류도 정규시즌의 활약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경기 자체를 넘겨줄 수 있었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두산 벤치는 최원준 카드를 선택했다. 3-8로 끌려가던 3회말 2사 1·3루에서 상대 타자는 박병호였다. 선발투수 유희관(1이닝 6실점)과 함덕주(0.2이닝 2실점)가 연달아 무너진 상황에서 추가 실점은 4차전은 물론 남은 시리즈의 투수 운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상황을 정리해야 했다. KS에서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르게 된 최원준에게는 다소 벅찬 상황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 박병호를 상대로 초구 시속 138㎞ 포심패스트볼(포심)을 던져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며 이닝을 마쳤다. 4-8로 추격한 4회말에는 1사 후 송성문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타선이 5회초 5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기에 최원준의 1.1이닝 무실점 호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팀이 11-9로 승리하며 통합우승을 확정한 경기였기에, 끌려가던 상황에서 추가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4개를 잡아낸 투구의 가치는 실로 엄청났다. 최원준에게는 야구인생에서 절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KS 데뷔전이었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