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확률 7.6%에서 만든 스윕…두산 V6, 시작부터 끝까지 ‘미러클’

입력 2019-10-26 1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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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다. 연장 10회초 2사 3루 두산 오재일이 역전 1타점 우전 2루를 치자 더그아웃의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회까지 승리확률 7.6%. 여섯 번의 공격 기회가 남았음을 감안해도 뒤집기가 쉽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만든 역전. 그리고 스윕. 두산의 ‘V6’는 시작부터 끝까지 ‘미러클’이었다.

두산은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11-8로 승리했다. KS 4경기를 내리 승리한 두산은 2016년 이후 3년만의 통합우승이자 창단 여섯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직전 2연속시즌 준우승에 그쳤던 한을 비로소 풀어낸 순간이다.

경기는 엎치락뒤치락이었다. 선발투수 유희관은 1회 2실점으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타선이 2회 공격에서 3점을 지원했지만 유희관은 2회에도 흔들렸고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키움이 8-3으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구원투수 이승호는 김재호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KBO리그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실시간 승리확률을 92.4%까지 끌어올린 장면이었다. 두산에게는 7.6%의 실낱같은 희망만 남아있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다. 5회초 2사 만루 두산 오재원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하지만 ‘기적 맛집’ 두산의 저력은 이때부터였다. 박세혁의 안타에 허경민의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은 두산은 5회 타자일순하며 대거 5득점,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6-8로 뒤진 2사 만루였다. 허경민의 밀어내기 몸 맞는 공이 나오며 두산의 승리확률은 40.3%까지 올라갔다. 뒤이어 오재원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두산의 승리확률이 61.7%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가만히 있을 키움이 아니었다. 1점차 뒤진 9회 1사 후 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규민이 투수 땅볼로 3루주자가 홈에서 잡혔지만, 후속 서건창이 상대 3루수 허경민의 실책을 이끌어냈다. 스코어 동점. 게임 리셋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기적은 끝이 아니었다. 10회 선두 오재원의 2루타에 오재일, 김재환이 연달아 적시타를 때려냈다. 11-9. 여기에 이용찬이 10회를 실점하지 않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돌이켜보면 두산의 2019년 자체가 미러클이었다. 8월 한 때 선두 SK 와이번스에 9경기 차까지 뒤졌던 두산은 8월 18일부터 31경기에서 21승1무9패(승률 0.700)를 기록하며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KBO리그 최초의 사건이었다. 정규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 박세혁의 끝내기 안타로 우승을 확정지어 극적인 정도는 몇 배 이상이었다. 그렇게 맞이한 KS에서도 1~2차전 오재원과 박건우의 끝내기로 승리를 챙겼다. 3차전은 5-0으로 다소 평이하게 승리했지만, 마지막 4차전조차 극적인 역전극이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열렸다. 연장 10회초 2사 3루 두산 오재일이 역전 1타점 우전 2루를 치고 2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두산이 2019년 써내려간 소설은 구성을 철저히 지킨 ‘명작’이었다. 혹자는 ‘심장이 떨려 못 보겠다’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승리 후 짜릿함은 크다. 두산의 V6은 그 시작부터 끝까지 미러클이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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