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이 기억하는 펠리페의 그 눈길과 복수

입력 2019-10-27 1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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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 경기에서 우리카드 펠리페가 KB손해보험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장충|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지난 시즌 창단 이후 10시즌 만에 처음 봄 배구에 진출했던 팀의 자부심을 담은 홈 개막전 행사가 2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KB손해보험 1라운드. 3851명의 관중이 ‘장충의 봄 시즌2’ 첫 출발을 응원했다.

기대와는 달리 원정팀 KB손해보험의 시작이 좋았다. 홈팀 우리카드가 계속 1세트를 리드했지만 KB손해보험은 브람의 활약으로 균형을 맞췄다. 22-23에서 김학민의 디그가 득점으로 이어지는 행운도 따랐다. 듀스에서 브람이 2연속 클러치공격을 성공시켰다. 브람은 10득점했다. 블로킹 4-0의 차이가 컸다. 2세트. 베테랑 김학민과 최근 부담감으로 부진했던 김정호가 살아난 KB손해보험이 쉽게 세트를 따냈다. 60%의 높은 팀 공격성공률로 압도했다.

우리카드는 3세트 중반부터 첫 홈경기의 긴장에서 벗어나며 리듬이 살아났다. 윤봉우~최석기가 속공과 블로킹으로 5득점하며 따라붙었다. 21-21에서 나경복과 펠리페가 등장했다. 펠리페는 멋진 디그 이후 반격으로, 나경복은 2개의 클러치공격과 블로킹으로 세트를 끝냈다. 사기가 오른 우리카드는 4세트 7-11, 14-14에서 연속 3득점하며 역전을 이끌었다. 22-21로 추격당하자 하현용이 센스 있는 연타로 지난 시즌 친정팀을 뿌리쳤다.

KB손해보험은 4연속이고 우리카드는 시즌 2번째인 5세트 경기. 초반 펠리페의 3공격득점과 브람의 3범실이 엇갈리며 우리카드가 주도권을 잡았다. KB손해보험은 10-11까지 따라갔지만 박진우의 서브가 네트에 걸렸다. 14-10에서 경기를 끝낸 것은 펠리페였다. 25득점(51%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펠리페가 KB손해보험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최종 세트스코어 3-2(24-26 20-25 25-22 25-21 15-10) 우리카드의 승리.

지난 5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대체선수로 활약했던 펠리페 대신 산체스를 선택했다. 내심 KB손해보험의 지명을 기다렸던 펠리페의 실망감은 컸다. 권순찬 감독은 “산체스를 지명하는 순간 나를 바라보던 펠리페의 싸늘한 눈길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그 펠리페는 돌고 돌아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은 뒤 시즌 첫 맞대결에서 KB손해보험에 3연패를 안겼다. 나경복은 21득점으로 팀의 시즌 4승(1패)을 거들었다. 서브에이스 7-1로 우리카드가 압도했다. KB손해보험은 브람과 김정호~김정호 듀오가 각각 29득점했지만 중요한 순간 나온 범실(34-29)이 발목을 잡았다.

장충|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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