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준영 PD 등 구속…“엑스원 불똥 튈라” 엠넷 오디션 출신들 긴장

입력 2019-11-06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프로듀스X101’ PD 안준영. 사진제공|CJ E&M

■ 문자 투표 조작 의혹 ‘프로듀스X101’ 안준영 PD 등 제작진 2명 구속

방송가·가요계도 논란 기정사실화
해체 요구 빗발, 엑스원 행보 주목
아이즈원·프로미스나인 활동 부담
엠넷 “오디션프로 계속” 비난 직면

케이블채널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이 일으킨 파장이 거세질 전망이다. 11명의 아이돌 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생방송 문자 투표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의혹을 받아온 ‘프로듀스X101’(프듀X)의 연출자 안준영 PD 등 관계자 2명이 5일 구속 수감됐다. 앞서 이번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들에 대해 업무방해·사기·배임수재 등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8시40분경 사기와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청구된 안준영 PD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재권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의자 지위와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연예계 전방에 걸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 투표 조작, 사실이었나?

‘프듀X’ 제작진은 사기·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 혐의를 받았다. 법원이 이들에 대한 영장을 발부함으로서 그동안 받아온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프듀X’는 7월19일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수가 모두 일정한 배수로 차이가 난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투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을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엠넷도 7월 말 경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경찰은 서울 상암동 CJ ENM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프듀X’를 통해 데뷔한 그룹 엑스원의 멤버들이 속한 스타쉽·MBK·울림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 사무실 등을 여러 차례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벌여왔다. 5일에도 CJ ENM과 또 다른 기획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안 PD 등에 배임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엠넷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됐다.

그룹 엑스원. 스포츠동아DB


● 엑스원 행보는?

시선은 ‘프듀X’가 배출한 그룹 엑스원의 행보로 쏠린다. 엑스원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스윙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5일 “데뷔 활동을 이미 마쳐 최근에는 별다른 일정이 없다. 향후 결정된 사항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8월27일 데뷔한 엑스원은 프로그램 조작 의혹 속에서 “해체하라”는 요구까지 받아온 상황이어서 향후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시선이 뒤따른다. 엑스원을 비롯해 ‘프듀3’의 아이즈원, ‘아이돌학교’의 프로미스나인 등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그룹들의 활동 역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도 엠넷은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엠넷은 내년 초 참가자와 심사위원을 모두 10대로 구성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십대가수’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엠넷은 5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며 사과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 같은 행보는 그와 거리가 먼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