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에서도 大투수’ 첫판 부담 떨친 양현종의 품격

입력 2019-11-06 2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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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서울예선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경기가 열렸다. 6회까지 호주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한국 양현종이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국제대회에서도 ‘대(大)투수’의 이미지가 그대로 묻어났다. 양현종(31·KIA 타이거즈)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호주 타선을 잠재우며 대한민국 대표 에이스의 위상을 드높였다.

양현종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C조 1차전 호주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볼넷 없이 삼진 10개를 잡는 호투로 5-0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7회 이영하(두산 베어스)와 교체될 때까지 최고구속 148㎞의 포심패스트볼(포심·35개)과 체인지업(25개), 커브(4개), 슬라이더(3개)를 섞어 총 67구를 던졌고, 이 가운데 45개가 스트라이크였을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포심과 체인지업을 던질 때의 폼도 일정해 호주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AG)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AG~2017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2018자카르타·팔렘방AG~이번 프리미어12까지 프로 데뷔 후 5차례 태극마크를 달며 자타공인 에이스로 인정받았다. “다들 경계대상이지만 역시 첫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그를 호주전 선발로 낙점한 이유다.

호주는 한국의 다음 상대인 캐나다(7일), 쿠바(8일)와 견줘 전력이 다소 약하다고 평가받는 팀이다. 한마디로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팀이었다. 그 부담감에 자칫 경기를 그르치면 남은 일정이 힘들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이 입버릇처럼 “첫 경기”를 외쳤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양현종이라는 에이스 앞에서 이같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시작부터 순조로웠다. 4회 1사 후 로비 글렌다이닝에게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6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글렌다이닝에게 허용한 안타도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였다. 포심으로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간 뒤 투스트라이크 이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 투구가 완벽하게 통했다. 배터리를 이룬 포수 양의지(NC 다이노스)도 양현종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리드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4회 1사 2루에서 3번 팀 케넬리와 4번 미치 닐슨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백미였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로 동료들을 격려한 품격도 돋보였다. 호주전 포함 5차례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8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1.69(32이닝 6자책점)다. 이것이 ‘대투수’의 위상이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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