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자이언티 “느낌대로 음악 NO, 조준 중요해”

입력 2019-11-11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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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 자이언티 “느낌대로 음악 NO, 조준 중요해”

신곡을 발표하는 최적의 타이밍이란 존재할까. 계절에 맞춰, 나와 함께 경쟁하게 될 가수의 사이즈를 가늠해 정확히 신곡을 발표할 때를 짚어내는 건 가능한가. 비록 이런 고려 요소들이 모두 무용지물이라고 해도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 신곡 ‘5월의 밤’을 발표한 자이언티의 선택을 어떻게 봐야할까. 늦가을인 11월에 봄의 한복판을 의미하는 ‘5월’을 단 신곡의 제목을 보고 있으면 영리하다 해야할지 어리석다 해야 할지.

“제게도 11월 달에 ‘5월의 밤’을 발표하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그래도 이번에 발표한 이유를 꼭 지금 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왜인지 추워지기 시작하는 지금에 딱 맞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제목에 11월을 넣을까도 생각해 봤는데 제가 5월에 겪을 경험담을 소재로 한 곡인만큼 이 부분을 바꾸면 진정성이 떨어질 것 같았어요.”

이번 ‘5월의 밤’으로 돌아오기까지 자이언티는 1년 간의 휴식을 가졌다. ‘놀면 뭐하니?’에서 모습을 드러낸 자이언티가 유독 반가웠던 까닭은 늘 들어오는 그의 노래와 달리 그를 자주 볼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티는 많이 안나지만 곡 작업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그리고 나름대로 곡 수가 많은 앨범으로 내볼까 해서 트랙 리스트도 생각해봤죠. 그런데 저와 저희 팀의 기준에 꼭 맞는 앨범을 만들려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더라고요. 아직 제 목소리를 좋아하고 그리워 한다는 반응을 알게 되면서 일단은 이렇게라도 들려야 드리고 싶었어요.”


자이언티에게 ‘5월의 밤’은 단순히 때가 무르익어 나온 곡, 그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그는 “이제 2010년대도 끝나가지 않나. 내가 이름을 알렸던 이 시기를 마무리 짓고 자이언티의 다음을 생각해 본다는 의미에서 나온 곡”이라고 말했다.

“처음에 음악을 할 때는 톡톡 튀고 펑키한 음악들을 많이 했어요. 그 때 가장 마음에 걸렸던 반응이 ‘자이언티는 감탄이 가지만 감동을 주긴 어려운 가수’라는 말이었어요. 그 시기부터 ‘양화대교’라는 노래가 나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죠. 그 때부터 늘 대중의 가치에 맞고 듣기 좋은 음악을 만들려고 공부해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예전의 제가 그립다는 반응도 나오더라고요. ‘5월의 밤’ 이후부터는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것들을 시도해보려고요.”

자이언티는 여기서 말한 새로운 시도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아직 못해본 것도 많고 만나보지 못한 사람도 많다. 언젠가 아이를 위한 자장가나 동요도 만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번 ‘5월의 밤’에서도 아주 작지만 새로운 걸음을 내딛었다. 작사가 김이나와 함께 ‘5월의 밤’ 가사를 함께 써내린 것.

“제가 제 경험담을 가사로 쓸 때는 뭔가 들킬 걸 뻔히 알면서 써내리는 일기장 같은 느낌이에요. 그리고 제가 쓰는 실제 말투와 단어들을 재료 삼아 가사를 쓰는 편인데 김이나 씨와 함께 하니 더 색달랐어요. 김이나 씨가 쭉 저를 관찰하면서 가사를 써주셨더라고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죠.”


그러나 오히려 이런 자이언티의 대중 친화적인 변화 혹은 협업을 반가워하지 않는 이들도 존재한다. 자이언티가 ‘나만 아는 가수’로 남아주길 바라는 이들. 연예인에 가까워지는 그를 못마땅해 하는 이들 말이다.

“아직까지도 ‘연예인’ 자이언티는 제 적성에 맞는 부분이 아니에요. 음악을 좋아해 만들고 우연히 좋은 반응을 얻었죠.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연예인이라는 부분은 어렵고 제 이야기가 무게가 실리는 게 부담돼요. 오늘 이 자리처럼 신곡이 나와 여기에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자이언티는 앞서 표현한 누군가의 ‘나만 알고 있고 싶은 가수’로 남을 생각이 없다. 그는 “타이틀곡이 대중적이면 더 자이언티스러운 음악은 수록곡에서 채울 수 있다. 되도록 많은 곡을 내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한, 두 곡 만으로 평가받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제가 지금까지 음악을 한 이유는 아마 인정욕구 때문일거에요. 데뷔 전에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이 저를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좋은 음악을 내는게 첫 번째, 대중을 알아가는 것이 두 번째, 시대의 흐름에서 감을 잃지 않는게 세 번째에요.”

자이언티는 우선 ‘데이터’를 얻고자 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아랑곳 하지 않을 것 같은 그의 입에서 “내 느낌대로 음악을 하면 안된다”는 말이 나온 건 놀라울 정도로 신선했다.

“음악을 할 때도 정확하게 조준을 해야 해요, 제대로 조준 했다고 생각했는데 빗나갔다면 뭐가 잘못됐는지를 알아야죠. 조준도 안 해놓고 음악을 드러내면 성공이나 실패의 이유를 알 수 없어요. 곡이 잘 됐는데 그 이유를 모르면 그냥 운이 좋아서라는 말 밖에 못하잖아요.”

이제 그는 한 명의 아티스트를 넘어, 굉장히 제작자스러운 시선으로 이 업계를 바라본다. 그럼에도 오로지 성공만을 쫓거나 실패를 피해보려 애쓰지 않는다. “해보지 않고 겪어보지 못한 일이 무궁무진하다”며 색안경 속 눈을 반짝이는 그의 말에 자이언티의 음악세계가 어디까지 확장될지 기대하게 한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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