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ㅣ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는 2018년부터 꽃길을 걷기 시작했다. A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당대 최강’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며 세계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23세 이하)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도 경쾌한 흐름은 계속됐다. 6월 폴란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했고, 브라질에서 진행 중인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선 8강에 올랐다. 사상 첫 4강 진출은 2년 뒤로 미뤄야 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A대표팀의 선전이 한국축구의 ‘오늘’이라면 연령별 대표팀의 성과는 ‘내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특히 브라질에서 선전했던 U-17 태극전사들은 한국축구의 新(신) 르네상스가 시작된 2002년 태생이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통해 닦인 토양에서 자라난 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지금에 이른 셈이다.
이 과정에서 K리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유의미한 지표가 있다. U-17 월드컵에 출격한 리틀 태극전사들의 절대 다수가 K리그 유스에서 성장했다. 대회 엔트리 21명 중 18명이 K리그 유스 소속이다.
‘아프리카 다크호스’ 앙골라와 16강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최민서(포항제철고), 북중미 아이티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 맛을 본 엄지성(금호고), 칠레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백상훈(오산고)·홍성욱(부경고), 2002년 4강 신화의 주역인 이을용의 아들로도 잘 알려진 이태석(오산고) 등이 맹활약했다. 이들은 올 시즌 K리그 주니어 리그(U-17·U-18)를 꾸준히 뛰며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경쟁력을 입증했다.
앞선 아시안게임에 나선 20명 중 K리그 유스 출신이 15명, U-20 월드컵 엔트리(21인) 중 12명이 K리그 유스를 거쳤다는 사실을 비쳐볼 때 2008년 본격화된 유소년클럽시스템이 정착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소년 지도자 해외연수(2013년)와 구단 CEO들을 대상으로 한 독일 분데스리가 유소년 아카데미 벤치마킹(2016년), 유소년 클럽 인증제(유스 트러스트·2017년) 등 풀뿌리 성장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21세 이하 선수들을 K리그 경기에 의무 출전시키도록 하고 프로계약 가능연령을 기존 18세에서 17세로 하향조정한 것도 어린 선수들의 육성을 독려하기 위함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