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8일 잠실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조성환 수비코치(맨 왼쪽)가 김인태의 송구동작을 관찰하는 장면이 눈에 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는 2019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이뤘다. 그러나 조금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는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며 쌓인 피로를 푸느라 다소 느슨해질 법도 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위해 스파이크 끈을 더욱 조여 매고 있다. 지난 2일 시작해 20일까지 이어지는 두산의 마무리훈련 풍경이 그렇다.
역대 KBO 사령탑 최고대우(3년 28억 원)에 재계약한 김태형 감독도 미래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신진세력을 육성하며 뎁스를 확장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김 감독은 “1.5군 선수 위주로 훈련한다”며 “스프링캠프 기간이 짧아서 마무리캠프를 통해 부족한 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도 비활동 기간에 뭔가를 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부여한 것이다. 이형범을 비롯해 최원준, 윤명준, 류지혁, 김인태, 국해성, 이유찬, 이흥련, 장승현 등 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포함됐던 선수들이 함께 구슬땀을 흘리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원형 투수코치는 불펜에서 투수들을 일일이 점검하며 자신감을 심어준다. 미래의 자원으로 기대를 모으는 김민규와 채지선, 김호준 등이 편안하게 불펜투구를 할 수 있도록 긴장을 풀어주고, 포수들에게도 파이팅을 주문하며 투수들의 기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올해 프로 첫 시즌을 보낸 김대한은 강동우 코치의 쉴 틈 없는 토스배팅에 녹초가 되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지금의 시간을 활용하고 있다. 오후 1시에 시작해 4·5시까지 이어지는 고된 일정에도 동기부여가 가득하다.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도 확실하다. 스위치히터 국해성은 “오른쪽 타석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고, 이형범은 “풀시즌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더 키우고 변화구도 가다듬어야 한다”고 밝혔다. 마무리훈련 분위기도 과연 ‘챔피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