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싸움’ 프로농구, 벤치 득점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

입력 2019-1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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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ㅣKBL

농구는 체력소모가 큰 종목이다. 선수 능력에 따라 공격 비중이 높은 선수, 수비 비중이 높은 선수의 역할이 나눠지지만 기본적으로는 코트에 선 5명 전원이 공격·수비를 해야 한다.

국내 남자프로농구(KBL)은 지난 시즌까지 2명의 외국인선수가 1~3쿼터 중 두 개 쿼터 동시 출전이 가능해 국내선수들은 주로 수비에 치중했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는 외인이 1명만 뛸 수 있다. 국내선수 역할이 늘어나면서 체력 부담도 훨씬 커졌다. 주전 1~2명에 의존해서는 정규리그 54경기를 치르는 장기레이스를 버티기가 힘들다.

게다가 최근 세계 농구 추세에 따라 국내 농구도 과거에 비해 속도가 빨라졌다. 올 시즌 10개 구단의 한 경기 평균 공격횟수(PACE)는 73.2회다. 외인 2명이 동시에 뛰던 과거 4시즌에 비해서는 PACE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 10개 구단의 평균 PACE는 75.6회다.

그러나 외인 1명이 뛰던 시절과 비교한다면 차이가 뚜렷하다. 외인 2인 보유 1인 출전이었던 2012~2013(평균 68.3회), 2013~2014(67.6회), 2014~2015(69회)시즌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공격횟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선수들의 활동량도 커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선수 활용 폭이 넓은 팀이 유리한 시대가 됐다. 특히 주축선수들이 쉬는 동안에도 팀의 득점을 유지할 수 있는 벤치 득점이 아주 중요한 요소다.

사진제공ㅣKBL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벤치 득점이 높은 팀일수록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개 구단 중 벤치 득점이 가장 높은 팀은 인천 전자랜드다. 전자랜드의 올 시즌 평균 득점이 79.2점인데, 이중 경기당 38.7점이 벤치 득점이다. 팀 득점의 약 49%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제로 전체적인 선수 득점 분포가 가장 고르다. 경기당 15점 이상 기록하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지만, 머피 할로웨이(평균14.7점), 섀년 쇼터(평균13.7점), 김낙현(평균13.3점), 강상재(평균10.7점), 이대헌(평균9.8점), 차바위(평균7.4점), 박찬희(평균5.2점), 전현우(평균5.1점) 등 평균 5점 이상 올리는 선수가 8명이다. 주전·비주전의 구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랜드의 유도훈 감독(53)은 스타일이 할로웨이가 뛸 때, 쇼터가 뛸 때에 따라 선수 구성을 바꿔가며 경기를 운영하고 있어 득점 분포가 넓고 다양하다. 전자랜드는 비록 최근 경기력이 떨어졌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9승6패(3위)를 기록하면서 상위권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벤치 득점 2위는 35.6점의 전주 KCC(9승8패·4위), 공동 3위는 35.1점의 서울 SK(12승4패·1위), 원주 DB(11승6패·2위)다. 벤치 득점 1~4위 팀들이 순위 표 상위권 4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KCC는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트레이드 이전까지 벤치 활용 폭이 가장 큰 팀 중 하나였다. SK와 DB는 주전들의 휴식시간을 철저히 보장하면서 식스맨들을 효과적으로 기용하는 팀이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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