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 복귀” LG맨 정근우가 제시한 확실한 키워드

입력 2019-11-26 15: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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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정근우가 26일 잠실구장에서 유광점퍼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세컨(2루수) 되나?”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2차드래프트를 통해 새 식구가 된 정근우(37)를 처음 보자마자 이 말부터 했다. 정근우에게 큰 울림을 남긴 한마디였다.

26일 잠실구장을 방문한 정근우는 LG 팬들의 상징과도 같은 유광점퍼를 입고 있었다. 잘 어울렸다.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에서 보낸 15년(2005~2019시즌)을 뒤로하고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그가 자세한 키워드는 “2루수 복귀”였다. 수비를 중시하는 류 감독이 확실히 힘을 실어준 만큼 각오도 남달랐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를 설명하는 확실한 키워드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에 일조하며 존재감을 알린 뒤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루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근 두 시즌(2018~2019시즌) 동안 1루와 외야를 오간 탓에 그 이미지가 다소 옅어진 게 사실이다. 2018시즌 39경기(38선발·303이닝)를 끝으로 정근우는 다시 2루에 서지 않았다. 그 해에는 후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2루수 위치에서 펑고를 받는 것도 자제했을 정도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2루수 복귀에 대한 강한 열망이 남아있다. “류 감독님의 ‘2루로 기용할 수 있다’는 말씀에 눈물이 좀 나기도 했다.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움직이더라.”는 말에 진심이 느껴졌다.

하루빨리 훈련 프로그램을 정하고 2020시즌을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정근우는 “한화 시절 내야 펑고는 다양한 위치에서 받았고, 1루도 경험했다”며 “그런 부분들을 잘 생각해서 풋워크와 민첩성을 다시 키워야 한다. 스피드에 중점을 두고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2019시즌 두 자릿수 출장에 그친 것도(88경기) 다 준비 부족 탓이다. 올해는 훈련 일정을 빨리 잡아서 여러 가지를 잘 준비하겠다. 부상 없이 잘해야 한다. 일단 (한화에서) 마무리캠프도 다 소화했고, 몸상태에 문제는 없다”고 각오를 다졌다.

“내 몸에서 ‘쉬면 안 된다. 빨리 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며 강한 의욕도 덧붙였다. 정근우는 “2루 복귀에 대한 열망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명예회복이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 ‘세컨 되지?’라는 감독님의 말씀도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준비해달라는 의미 같다. 뭔가 숨어있던 힘이 솟아나는 느낌이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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