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백이’ 공효진 “기대해 달라고 했는데 공수표 안날려서 다행”

입력 2019-11-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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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공효진은 주연으로 나선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에 대해 “종영도 미루고 싶을 정도였다”며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 이끈 공효진

매 회 손뼉치고 감탄하며 대본 읽어
출연 안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인간적인 이야기가 시청자들 위로
빈틈 메워준 강하늘과 궁합 좋았죠
환호 받는 인생? 아직 갈 길 멉니다


이전과 비슷한 캐릭터라는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덕분에 올해 방송한 미니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견인했다. 이게 바로 배우 공효진(39)의 진가이지 않을까.

그가 이전과는 또 다른 색깔의 생명을 캐릭터에 불어넣으며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의 인기를 중심에서 이끌었다. 23.8%(닐슨코리아)의 시청률도 그에 힘입었다. 공효진은 “숫자”를 떠나 대중의 따스한 반응에 더욱 감동했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마음이 헛헛할 줄 알았는데 기운이 넘친다”면서 “드라마 종영을 미루고 싶을 정도였다”며 애착을 드러냈다.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동백’역의 배우 공효진(왼쪽)과 ‘용식’역의 배우 강하늘. 사진제공|팬엔터테인먼트


● “동백이 놓쳤으면 큰 후회 했을 것”

공효진은 “보통 촬영 막바지에는 에너지를 탈탈 털어 버티며 견딘다”며 “이번에는 신기하게도 단순히 인기 있는 로맨스 드라마를 끝냈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그의 생각처럼 ‘동백꽃 필 무렵’은 시청자에게도 다양한 감정을 안겼다. 극중 용식(강하늘)과 로맨스, 자식과 어머니 사이에 오가는 애틋함, ‘까불이’라는 존재를 통한 긴장감 등 드라마는 다채로운 재미를 줬다. 여기에 동네 주민들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따스함까지 담아냈다.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 선한 사람들이 이기는 기적 같은 이야기이지 않나.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했는데, 통한 것 같다. 울고 웃는 인간적인 이야기의 힘을 느꼈다.”

배우 공효진.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공효진은 “엄마가 ‘할머니께 전화하게 만드는 드라마’라고 하시더라”며 “저도 마지막 방송일에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엄마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공효진과 ‘동백꽃 필 무렵’의 인연은 돌고 돌아도 닿을 운명이었다. 올해 10월 개봉한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일정과 겹쳐 한 차례 고사했지만 방송사가 편성을 미루면서까지 그를 기다렸다. 그는 “만약 출연 못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생각이 든다”며 “임상춘 작가의 대본을 보며 더더욱 놓쳤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매회 손뼉 치고 감탄하며 대본을 봤다”면서 “임 작가가 같이 하자고 하면 또 할 것”이라며 웃었다.

공효진에게 ‘동백꽃 필 무렵’은 또 다른 의미에서 시험대이기도 했다. 아픔이 있어도 굳건히 헤쳐 나가는, 이전 엇비슷한 캐릭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임 작가와도 걱정을 나눴다. 새로운 모습을 “우겨넣지 않”고 작가가 그려준 대로 따르는 데 집중했다.

“연기가 비슷할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면 속상하다. 제작발표회 때 ‘기대해 달라’고 한 것은 자신감보다 ‘꼭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기 때문이다. 공수표를 날린 게 아니어서 다행이다. 사기를 친 게 아니라는 생각에 시원하다. 하하!”

배우 공효진.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공효진은 “동백이는 누가 하더라도 사랑받을 캐릭터”라고 겸손해 했다. 하지만 “극중 다른 인물은 그렇지 않다”면서 “반짝반짝 빛나고 재기발랄한 캐릭터가 정말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역 강하늘에 대해 “제게는 없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많은 부분을 커버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저는 소박한 연기를 하는 스타일인데, 강하늘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연기를 한다. 평범한 장면도 특별하게 만들더라. 서로 톤이 다르니까 각자의 빈틈을 메워줄 수 있어 궁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고두심, 이정은, 오정세, 손담비 등 모든 출연자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낸 호흡에 대해서도 “생과일주스가 곱게 갈려 과즙과 건더기가 분리되지 않은 채 섞여 있는 느낌이었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공효진은 이처럼 동료들의 든든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오히려 “홀로 분투하는” 연기자라는 직업이 더욱 어렵게 다가오기만 한다고 털어놓았다.

“대중에 둘러싸여 환호 받는 인생인 것 같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두고 보자’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힘들다. 아직 갈 길이 멀다.”

● 공효진

▲ 1980년 4월4일생
▲ 1999년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로 데뷔
▲ 2001년 SBS ‘화려한 시절’·연기대상 뉴스타상
▲ 2003년 KBS 2TV ‘상두야 학교가자’·연기대상 우수연기상
▲ 2007년 MBC ‘고맙습니다’·연기대상 최우수상
▲ 2008년 영화 ‘미스 홍당무’·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
▲ 2010년 MBC ‘파스타’·연기대상 최우수상
▲ 영화 ‘품행제로’ ‘가족의 탄생’ ‘싱글라이더’ ‘미씽:사라진 여자’ ‘도어락’ ‘가장 보통의 연애’ 등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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