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21승 투수’ 장원삼, 롯데 입단

입력 2019-11-27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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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121승 투수’ 장원삼(36)이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는다.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27일 “장원삼이 최근 롯데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8시즌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된 장원삼은 2019년 LG 유니폼을 입었다. ‘은사’ 류중일 감독과 재회로 기대를 모았으나 8경기 성적은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ERA) 7.98로 좋지 못했다. 결국 장원삼은 시즌 후 LG에서도 자유의 몸이 됐다.

현역 연장 의지가 강했던 장원삼은 자신의 자존심을 모두 내려놓고 롯데 입단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즌 종료 직후인 10월 1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 다이노스의 교류전 경기에 선발등판, 2이닝 30구를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최고 구속은 134㎞ 정도 나왔으며 롯데 관계자는 “내부 판단 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론은 동행이었다. 입단 테스트에서 롯데는 장원삼에게 140㎞대 중반의 빠른 공을 기대하지 않았다. 2이닝 무실점이라는 결과 자체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LG에서 몇 달간 실전 투구가 없었던 배경 등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당시 장원삼은 롯데 입단 테스트 제의를 받은 뒤 일주일간 급히 몸을 만들어 마산으로 내려와 실전을 소화했다.

롯데는 장원삼이 얼마나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 주목했다. 장원삼은 직접 차를 몰아 마산까지 내려왔고, 기회를 준 것 자체에 진심어린 감사를 표했다. 롯데 내부에서도 그의 절실함을 느꼈다. 134㎞의 구속으로는 타자를 상대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효율적인 방법으로 몸을 만든다면 구속을 어느 정도 선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장원삼의 새 시즌 역할은 분명하다. 롯데 측에서는 그를 1이닝용 불펜으로 쓰기보단 선발투수 뎁스 자원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당장 1군에서 선발자리를 줄 수는 없지만 2군에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며 공백이 생겼을 때 이를 메워주는 6~7선발 정도의 역할이 장원삼의 몫이다. 롯데 관계자는 “팀에 젊은 투수들은 많지만 베테랑이 부족하다. 무실점의 역할을 바라는 게 아니다. 3점 이상을 주더라도 이닝을 막아주며 경기 자체가 운영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투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토종 선발진은 김원중, 박세웅, 서준원 등 젊은 투수들이 가득하다. 장원삼은 이들의 뒤를 받칠 계획이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장원삼은 히어로즈~삼성~LG를 거쳐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21승95패1세이브9홀드, ERA 4.21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통산 최다승 18위이자 좌완 투수로는 4위의 승수다. 롯데가 장원삼에게 바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장원삼은 그럴 준비가 돼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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