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잠실야구장에서 LG트윈스 선수단과 프런트가 참석한 가운데 2020시즌 신년 하례식이 열렸다. LG 오지환이 이규홍 사장의 신년사를 듣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저만 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스스로의 프로 생활을 되짚었다. LG 트윈스에서 원 클럽 맨의 길을 걷는 오지환(30)은 2020시즌 공동의 목표로 설정한 ‘우승’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품고 있다.
큰 보상을 받았다. 2009년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주전 유격수로 공헌한 오랜 시간들은 4년 총액 40억 원의 대규모 FA 계약의 결실로 돌아왔다. 8일 잠실구장에서 팀의 신년 하례식을 마치고 만난 오지환은 “LG를 떠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FA 계약을 맺은 뒤 앞으로 4년간 LG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좋았다”며 웃었다. 협상 과정에서 100억원 요구설이 퍼지며 난처한 입장이 되기도 했지만 “단 한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구단이 장기 계약을 해준다는 결정을 하기도 전에 어떻게 계약금을 말할 수 있느냐”고 강하게 부정했다.
자신을 향한 팬들의 부정적 시선을 잘 알고 있다. 특히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 과정에서 거센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그는 “그동안 소신껏 살아왔다. 야구를 못해도 핑계는 대지 않았다”며 “어느새 내가 핑계를 대는 사람이 돼 있더라. 한 적 없는 말들이 퍼지면서 지난 2년 동안 정말 그런 사람이 된 것 같아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스스로의 가치 판단에 무게를 뒀다. “수비는 실수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과감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책 숫자에 얽매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고 밝힌 그는 “이제 내가 생각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 실책에 대한 지적에 상처받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기복이 큰 공격과 많은 삼진은 여전히 숙제”라고 짚으며 “클러치 상황에서 팀을 위한 득점을 만들어야 한다. 팀에 기여하는 방향을 더욱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력 변화가 크지 않은 LG는 2020년이 우승 최적기라고 여긴다. 오지환 역시 “타이틀과 근접해 있다.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유지됐다. 핵심 선수들이 모두 3할 타율을 기록했고 경험이 많은 (정)근우 형도 합류했다”고 낙관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나만 더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