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이랜드 정정용 감독, “목표? 항상 제자를 성장시키는 지도자”

입력 2020-01-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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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축구의 U-20 월드컵 결승 신화를 일군 정정용 감독은 새 시즌을 앞두고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뿌리부터 탄탄한 팀을 만들고 제자들을 끊임없이 성장시키는 지도자를 목표한다. 사진제공|서울 이랜드FC

“늘 제자들을 성장시키는 스승으로 기억되고 싶다.”

K리그2 서울 이랜드FC의 변화를 이끌어갈 정정용 감독(51)의 분명한 메시지다. 지난해 여름 폴란드에서 개최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의 결승 진출을 이끈 정 감독은 지난해 11월 현역 시절 친정 이랜드와 동행을 약속했다. 계약기간 3년.

태국 치앙마이로 동계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1차 훈련캠프를 차린 전남 목포에서 만난 정 감독은 “오랜 시간, 대한축구협회 전임 지도자로 활동했다. (프로행) 결단을 내릴 때가 지금이라고 봤다”면서 “언제, 어떠한 환경이든 선수들을 한 걸음 성장시킬 감독이 되려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박수칠 때 떠난다? 천만에…

U-20 월드컵 직후 많은 러브 콜을 받았다. K리그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접촉해왔다. 지인들은 “박수 칠 때 떠나라”는 조언을 했다. 잠시 고민했지만 곧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새로이 구성될 U-20 대표팀에 전념하려 했다. 협회도 그를 U-20 전담 지도자로 전환시켜 청소년과 성인기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그런데 다른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 감독에 관심을 보인 이랜드가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예선이 끝나자 다시 손짓했다. 그룹에서는 ‘무조건 정 감독을 영입하라’는 오더를 구단에 내린 상태였다.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다. 다행히 U-19 챔피언십 예선 통과라는 큰 불을 끈 터라 조금이나마 마음의 짐을 덜었다. “새 출발을 향한 구단의 진심이 내 생각을 바꿔줬다.”

정 감독은 구단을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성대한 은퇴식은 없었어도 선수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쳤기 때문이다. 타 팀으로 옮길 기회도 있었으나 이랜드의 프로 전환을 묵묵히 기다리다가 결국 은퇴했다. 그럼에도 뒤늦게나마 K리그의 새 식구로 나선 이랜드를 누구보다 반긴 이가 그이다.

그러나 이랜드의 행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리그2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러 축구계를 실망시켰다. 정 감독은 “마지막까지 왔다”는 다소 냉정한 표현을 썼다. 더는 내려갈 곳이 없다는 의미다. 2014시즌 대구FC 코치로 활동한 것이 유일한 프로 지도자 경력이던 그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나름의 준비를 했다. 더 추락할 데가 없는 팀이라 도전의 가치는 훨씬 크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계훈련 중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정정용 감독의 모습. 사진제공|서울 이랜드FC


● 취임 한 달, 매니저 역할 다할 것

정정용호가 출항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기류는 좋다. 모든 구단 구성원들이 새 출발의 의지가 강하다. 사무국과 코칭·지원스태프, 선수들까지 ‘원 팀’으로 똘똘 뭉쳤다.

정 감독은 기본부터 다시 손을 대고 있다. “훈련장과 숙소 등 환경은 기본이고, 과학적인 선수 관리가 필수다. 이곳(이랜드)에서 최대한 선수 육성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향으로 여기는 ‘좋은 지도자’에 대한 견해도 분명하다. “당장의 결과도 중요하나 모든 선수들이 현재 위치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끊임없이 발전해야 한다. 팀은 선수들의 질이 우수하면 보다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쉬운 도전은 아니다. 특히 K리그2의 물밑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시즌까지 K리그1에 머물던 제주 유나이티드와 경남FC, 기업구단으로 전환한 대전 하나시티즌 등 쟁쟁한 상대들이 즐비하다. 승격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그래도 정 감독은 자신만만하다. 이미 취임 기자회견에서 ‘(임기) 3년 내 서울 더비’를 공언한 터다. 실제로 이랜드에게 K리그1 ‘명문’ FC서울과의 승부는 오랜 꿈이다. “올해는 재도약을 위한 시간이다. 변화의 출발점이다. 우린 아픔과 사연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처절히 또 간절히 뛰고 성장하면 못할 것이 없다. 나부터 아낌없이 지원하고 돕겠다.”

선수단에는 3가지를 당부했다. 정 감독은 “서로 희생해야 한다. 이곳이 내 집이라는 주인의식도 가져야 한다. 최고참부터 막내까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우린 ‘원 팀’으로 당당히 싸우고 이겨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포|남장현 기자 yoshilk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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