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한국영화 사상 첫 아카데미…“감독·각본상 가능성 충분…작품상은 힘들듯”

입력 2020-01-1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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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봉준호 감독이 트로피를 거머쥘까. 사진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바커행어에서 열린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감독상을 받고 미소 짓는 봉 감독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기생충’ 한국영화 사상 첫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은? 전문가 5인에게 물었다

“봉준호 감독 역량, 세계에서 인정
최소 2개·많게는 4개 부문상 예상
보수적…작품상은 자국영화 관측”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13일 한국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이제 실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동아가 평론가 등 5인의 영화전문가에게 작품·감독·각본·미술·편집·국제영화상 수상 가능성에 관해 물었다. 이들은 국제영화상(이전 외국어영화상)을 포함해 최소 2개, 많게는 4개 부문상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적 시선과 평가에 기대가 섞인 관측이다.


● “감독상, 기대해볼 만…작품상은?”

전찬일 평론가는 국제영화상은 물론 “감독상과 미술상, 편집상” 수상을 기대했다. “이야기가 지닌 보편성, 언어와는 무관한 연출 역량”으로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 수상자로 호명될 수 있다고 조심스레 관측했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정수완 교수와 김선엽 영화평론가도 감독상을 내다봤다. 정 교수는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물론 세계 영화의 흐름을 주도해온 유럽과 미국에서 다수의 수상을 한 것도 이미 감독의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현실 문제의 정곡을 찌르면서도 유머감각을 잊지 않는, 인간과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통찰력”을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비영어권 영화인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수상하는 등 다양성을 향한 흐름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세계 영화시장을 장악해온 할리우드의 시선 안에서 작품상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아카데미상의 성격, 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와 수상작(자) 선정에 참여하는 대다수 할리우드 회원들의 보수적 취향과 색채 등을 장벽으로 꼽았다. “작품상 수상 자격이 충분하지만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의 이야기”(전찬일)라는 점, “다양성을 추구해온 흐름이 있지만 작품상만은 자국 영화에게 안길 것”(김선엽)이라는 관측이 뒤따랐다.

실제로 올해에는 배우상 부문 후보에 유색인종이 거의 없고, 감독상 후보에 여성이 들지 못했다는 점 등으로 여전히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아카데미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버라이어티와 인디와이어 등 현지 매체는 “다양성을 잃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 “각본상·미술상·편집상 가능성도”

김형석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프로그래머는 “풍자코미디와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등 장르를 넘나들며 예측이 어려운 이야기를 전개해 끝내 묵직한 울림을 안긴 메시지”가 각본상(봉준호·한진원)의 가능성을 밝힌다고 말했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아카데미상의 색깔과 관례에 비춰 감독상을 주지 않는다면 각본상만으로도 큰 의미다”고 기대했다.

미술상이나 편집상을 노려볼 만하다는 시선도 나왔다. 전찬일 평론가는 “뛰어난 플롯의 이야기를 받친, 흠 잡을 데 없는 이음새와 세트”의 힘을 들었다. 김 프로그래머는 “요소요소에서 섬세하게 스토리를 받쳐준 정재일 음악감독의 작품”으로서 음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후보 선정은 한국영화의 힘을 과시한 것이라는 데 이견을 내지 않았다. 정수완 교수는 이번 아카데미상 단편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오른 이승준 감독의 ‘부재의 기억’을 떠올리며 “한국영화 전체의 발전 상황이 안긴 성과”라고 평가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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