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험하고 아픔 많겠지만…” 대선배 이승엽, 신인 향한 현실적 조언

입력 2020-01-16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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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이승엽 홍보대사가 16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신인 선수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020시즌 KBO리그에 첫발을 내딛는 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KBO의 2020시즌 첫 공식행사를 함께한다는 설렘이 표정에 그대로 묻어났다.

16일 오전 10시30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 행사에는 10개 구단 신인선수들이 모두 참석해 프로선수로서 갖춰야 할 소양과 윤리 교육을 받았다. 특히 ‘선배와의 만남’을 위해 단상에 오른 이승엽 KBO 홍보대사(44)의 현실적인 조언은 새내기들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

이 홍보대사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KBO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었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처음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고 TV에 내가 나온다는 생각을 했을 때 정말 기뻤다. 꿈도 컸다. ‘최고가 될거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경험한 첫날부터 ‘내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는 게 이 홍보대사의 첫 마디였다. 응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냉정한 현실을 설명할 때는 매우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그야말로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이었다.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홍보대사는 “여기 있는 모두가 주전 또는 슈퍼스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가 된다고 생각하지 말라”며 “여러분은 아직 유니폼도 입지 않은, 점퍼만 입고 있는 새내기다. 이제 야구에 눈을 떴다고 생각해도 된다. 갈 길은 험하고, 아픔이 많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게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길이고, 여러분은 그것을 이겨낼 자질이 있다. 이 살벌한 경쟁에서 동료를 이겨야 1군에 갈 수 있다. 야구장 안에서는 선후배가 없다”고 힘을 북돋웠다.

KBO 정운찬 총재, 이승엽 홍보대사와 신인 선수들이 16일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0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에게 질문도 쏟아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이는 NC 다이노스의 2차 3라운드(전체 21번) 지명을 받은 안인산(19)이었다. “‘진실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한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이 홍보대사는 “노력은 누구나 한다. 남들과 같은 노력은 필요 없다”며 “결과가 나올 때도, 그렇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컨디션에 따라 좌우하기도 한다. 다만 남들이 100개 연습할 때 10개씩만 더 해도 한 달에 300개”라고 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2차 5라운드(전체 44번) 지명을 받은 황성빈(23)이 ‘지도자들에게 어필하는 방법’을 묻자 이 홍보대사는 “독특함을 강조하라. 러닝을 할 때 혼자 소리를 지르는 등 열심히 자신을 어필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대선배의 조언에 새내기들은 큰 교훈을 얻은 듯했다. 황성빈은 강연을 마친 뒤 “정말 좋은 말씀을 들었다. 그대로 실천에 옮겨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 홍보대사의 현역 시절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2차 2라운드(전체 14번) 지명자 김지찬도 “정말 연습 많이 해야겠다”고 말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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