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하반기 등급 조정 후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강급자들은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반면 과감한 경주 운영을 하는 2진급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며 주목 받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안정적 위치 확보불구 혼전경주 희생양
2진급의 과감한 경주운영 변수로 작용
벨로드롬이 연초부터 혼전의 연속이다. 2019년 하반기 등급 조정 이후 한 수 위의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측됐던 강급자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기 때문이다. 승부거리가 짧은 추입형 강급자들이 이변의 빌미를 제공한 경주들이 많고, 자력형 강급자들도 신인들에게 밀리며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 선발·우수급 추입형 강자 이변 주의보
1∼3회 차까지 선발급과 우수급에서 나타난 현상 중 눈길 끄는 부분이 추입형 강급자의 부진이다.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고도 결과가 좋지 못하다.
우수급의 이규민(19기·32세·상남·A1)은 광명 3회차 첫날(17일) 경주에서 권정국(7기·44세·학하·A2)을 상대로 무난히 추입 우승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2일차와 3일차에서는 기대와 달리 연속 착외했다. 특히 2일차는 비교적 여유 있는 편성이어서 우승까지 기대됐지만 최약체로 평가받는 최근식(16기·38세·미원·A2)과 하수용(13기·40세·팔당·A3)에게 1·2착을 내주며 쌍승 2376.8배라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3일차 광명 10경주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선행에 나섰다가 버티지 못하고 결국 4위에 머물렀다.
선발급에서도 승부거리가 짧은 강급자의 수난은 계속됐다. 박석기(8기·45세·세종·B1)는 강급된 후 1회차 3일 동안 한차례도 우승을 못했다. 첫날에는 기존 선발급 강자인 엄지용(20기·32세·미원·B1)과 신인인 노형균(25기·26세·수성·B1)에 밀려 3착에 머물렀고, 2일차에서도 신인 윤진규(25기·25세·북광주·B1)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 혼전 경주 늘자 2진급 반란 통했다
이처럼 이변이 속출한 데는 혼전 경주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2진급의 과감한 경주 운영도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최근 편성을 살펴보면 선발·우수·특선급 중 한 경주 이상 혼전 경주가 편성되고 있다. 우수급은 과거 안정적인 편성이 주를 이뤘지만, 1월에는 1∼2 경주씩 난이도가 높은 각축 편성이 섞였다. 각축 경주는 시드를 받은 강자에게는 부담이지만 반대로 2진급 선수들은 기회로 여겨 공격적인 경주 운영을 펼친다.
3회차(17∼19일)만 봐도 2진급으로 평가받던 우수급의 황정연(21기·29세·양주·A2), 최근식(16기·38세·미원·A2), 여동환(11기·44세·창원B·A3), 김명섭(24기·28세·세종·A2)이 우승했다.
이변의 대다수가 자력형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추입형 강자들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예상지 ‘최강 경륜’의 설경석 편집장은 “추입형 강급자들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전법의 한계가 있어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추입형 강자들이 고전하면 대부분 자력 승부형들이 그 수혜를 받으므로 훈련량이 많은 2진급 자력형 선수에게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