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축구계는 초비상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챔피언스리그 중국 클럽의 홈경기 일정 조정에 나섰다.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케다FA의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 장면. 상암|주현희 기자
AFC는 29일 “중국축구협회(CFA)와 협의해 ACL 조별리그 중국 클럽들의 1~3차전(2~3월) 홈 일정을 조정했다. 4~6차전(4~5월)과 스케줄을 바꾼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고된 수순이다. AFC는 최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일정 조정에 대한 K리그 클럽들의 동의를 구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고, 이에 연맹은 전북 현대·울산 현대·FC서울·수원 삼성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28일 전달했다.
이날 서울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케다(말레이시아)와의 대회 플레이오프(PO)를 4-1로 승리하며 K리그는 기존처럼 4개 팀이 조별리그에 안착했다. 물론 일정 변경 동의가 K리그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일본·호주·태국·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회원국들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이번 결정으로 K리그는 서울과 수원이 조별리그 1차전(2월 11~12일)을 각각 베이징 궈안, 광저우 에버그란데 원정으로 소화할 예정이었는데 먼저 홈경기로 치른다. 2월 18~19일에 상하이 선화, 상하이 상강 원정에 나서려던 울산, 전북의 조별리그 2차전도 모두 국내에서 열린다.
K리그 팀들의 중국 원정은 4월 말과 5월 초 펼쳐지나 현 상황이 이어지거나 악화되면 제3국 경기 등으로 대체될 수 있다. 갑작스레 당겨진 국제대회 홈경기 준비도 버겁지만 국내 무대도 홈·원정에 맞춰 리듬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몰아치기’ 해외 원정은 달갑지 않다. 또 원정 선수단 비자발급과 동선관리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여기서 걱정이 끝이 아니다. 뚜렷한 안전 대책도 없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질병관리본부의 가이드라인을 각 구단들과 공유한 것이 전부다. 연맹 의무위원회도 관련 논의를 시작했으나 별 뾰족한 수가 없다.
K리그 한 관계자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도 반년 이상 지속됐다. 중국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해 현지인들의 대규모 방문은 없을 전망이나 불안함은 가시지 않는다. 솔직히 흥행 타격도 우려스럽다”며 혀를 찼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