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메달 사령탑 홍명보 “동메달 넘어 더 높은 것으로 가야죠”

입력 2020-01-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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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이사. 스포츠동아DB

“더 높은 곳으로 가야죠.”

한국축구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51)의 속내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으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쥔 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60)이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넘어서고 싶다”고 하자 홍 전무가 “감독님 말씀처럼 기록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다. 도쿄에서는 새 역사를 썼으면 한다”며 기분 좋게 화답했다. 홍 전무는 2012년 런던올림픽 때 사령탑을 맡아 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라고 했다. 가능성이 충분한다고 전망했다. 홍 전무는 “도쿄올림픽은 우리에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날씨나 음식, 환경 등 불리한 게 별로 없다”면서 “게다가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함께 한다면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홍 전무는 U-23 챔피언십을 적극 도왔다. 행정 지원은 물론이고 지난해 11월에는 김 감독과 함께 유럽 구단을 찾아 선수 차출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다. 축구협회 전무가 직접 유럽을 방문하는 건 드문 일이다.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건 올림픽 준비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이 감독일 땐 혼자서 유럽 구단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17세 이하나 20세 이하 대표팀보다 운영이 훨씬 어려운 게 23세 이하 대표팀이다. 선수 소집뿐 아니라 출전이 들쭉날쭉해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면서 “협회 차원에서 구단을 방문하면 일이 좀 더 잘 풀릴 것 같은 생각에 그렇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홍 전무와 김 감독은 축구계 선후배 사이일 뿐 학연이나 지연 등 특별한 인연이 없다. 김 감독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요청에 홍 전무는 “굉장히 열린 사고를 가지신 분이다”면서 “특히 여러 가지 상황들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관계를 풀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대회 내내 화제가 됐던 김학범호의 로테이션에 대해서도 “장단점이 있는데, 감독님은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내부적으로 잘 대처한 것 같다”면서 “2년 전 아시안게임을 통한 경험이 큰 힘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

이제 도쿄올림픽까지는 6개월도 남지 않았다. 본선에는 16팀이 출전하는데, 현재 12팀이 확정됐다. 참가국이 모두 정해지면 4월 20일 도쿄에서 조 추첨식이 열린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홍 전무는 “우리 전력이 완벽한 건 아니다. 여러 가지 부족하지만 상대도 마찬가지다”면서 “조 편성이 끝나면 철저한 상대 분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우리 팀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야한다. 그래야 선수 선발과 와일드카드를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는 3명까지 뽑을 수 있다. 18명의 엔트리와 관련해 홍 전무는 “골키퍼를 빼면 16명이 필드 플레이어다. 그러니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가 주목 받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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