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광민. 스포츠동아DB
어느덧 프로 15년차, ‘에이징 커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터라 어느 때보다 성실하게 비활동기간 자율훈련을 소화했다. 굵은 땀방울이 송송 맺힐 때까지 배트를 돌린 결과 오른손 엄지 부위에는 굳은살이 박였고, 온 몸의 근육 또한 단단해졌다. 출국 직전 송광민은 “지금 몸무게가 86㎏이다. (몸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라고 밝혔다.
2019년에는 아쉬움이 크다. 반발력을 낮춘 새 공인구의 여파를 그 역시 이겨내지 못했다. 2018년 18개였던 홈런이 지난해에는 7개로 줄었다. 타율(0.264)과 타점(51개)도 풀타임 활약을 펼친 최근 4년 중 가장 저조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잇달아 3할을 넘기고, 2018년에도 0.297이었던 타율의 하락은 장타력과 더불어 정확성을 자랑했던 그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겨울 추위가 가시지 않았음에도 서둘러 타격훈련을 시작한 이유다. 송광민은 “지난해에는 타격이 무너지면서 수비에서도 실책이 많아지고 흔들렸다. 올해는 타격 성적을 더 끌어올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공주고 훈련 중에는 의도치 않게 ‘날지 않는 공인구’에 익숙해지는 수확도 챙겼다. 송광민은 “기계(피칭머신)로 계속 직구를 쳤는데, 새 볼이 아니라서 반발력이 엄청 떨어지더라. 그 덕에 (공인구 적응) 훈련이 저절로 됐다”며 웃었다. 때로는 우연이 필연을 낳기도 하는데, 새 시즌 그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