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참관·출정식 취소&ACL 일정 연기 등 K리그도 ‘우한 폐렴’ 신음

입력 2020-02-0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국내 축구계에도 미치고 있다. 2020시즌 K리그 개막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각 구단은 예방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상태다. 연례행사처럼 진행된 출정식도 올해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은 2019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전북 현대의 출정식 모습. 사진제공|전북 현대

중국 우한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축구계는 뒤숭숭하다. 2020시즌 개막(29일)이 임박한 K리그는 예년과 달리 설렘이나 떠들썩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요즘 가장 익숙한 단어는 ‘통제’와 ‘금지’다.

대부분의 팀들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연례행사처럼 진행해온 출정식을 포기했다.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행사를 피하려는 분위기에 구단들의 연고 지자체들은 선뜻 공간을 열어주려 하지 않았고, 구단도 감염자 발생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우려스러웠다.

당초 22일 팬들과 함께 하는 출정식을 열 계획이던 K리그1 전북 현대는 일찌감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 예방 및 선수단·팬 안전을 위해 출정식 행사를 열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여름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결승행을 이끈 정정용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K리그2 서울 이랜드FC는 제주도 전지훈련 때 ‘팸 투어’를 마련했다가 같은 이유로 취소했다.

훈련 관람도 차단됐다. 전북은 늘 열려있던 클럽하우스를 닫았고, 대구FC도 경남 남해에서 진행 중인 전지훈련지에 팬들이 방문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주체는 구단들이다. 훈련 스케줄이 꼬여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지방 훈련을 취소한 곳도 있다. 태국 1차 캠프를 마친 ‘승격 팀’ 부산 아이파크는 제주도에서 세부 점검을 하려 했으나 부산에 남기로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행사가 취소된 사례는 없으나 이달 말 각 구단 팬들을 초청해 진행하려던 K리그 개막 미디어데이를 미디어만 행사장에 출입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국제대회의 사정은 더 하다. 중국 팀이 나설 무대는 정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4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한·중·일, 호주,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아시아 회원국 축구협회·프로연맹 관계자를 긴급 소집해 회의를 가졌다.

AFC는 중국 프로팀들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경기 일정을 4월 이후로 연기했다. 이보다 앞서 중국 프로팀들의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일정을 한 차례 조정했던 AFC는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일정을 재논의했다. 이달 11일로 예정된 FC서울-베이징 궈안전은 4월 28일, 12일 수원 삼성-광저우 에버그란데전은 4월 29일로 연기됐다. 18일과 19일로 계획된 울산 현대-상하이 선화전과 전북 현대-상하이 상강전은 각각 5월 19일로 20일로 조정됐다. AFC는 상황이 계속 호전되지 않을 경우 중국 팀들의 홈경기를 중립지역으로 옮겨 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AFC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조정함에 따라 K리그 시즌 일정 일부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조정된 K리그 일정은 추후 발표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