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칼렙 그린(왼쪽). 스포츠동아DB
그러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허웅(27), 김태술(36)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함께 외국선수 칼렙 그린(35·200㎝)의 경기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거리였다. 외부에서는 “DB가 우승하기 위해서 그린을 교체해야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린은 최근 10경기 중 4경기에서만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다. 출전시간이 10~15분 내외로 길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즌 초반과 비교했을 때 최근 경기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DB의 이상범 감독은 “(그린이)시즌 중반 A형 독감에 시달린 이후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 그 전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회복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체한다고 해도 그린보다 나은 선수가 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다만 언제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일정 기간이 되면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감독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그린은 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분29초만 뛰고도 21점을 기록하면서 75-56의 팀 승리를 이끌었다.
DB는 경기 초반 상대 공격 페이스를 떨어뜨리는 현대모비스의 수비에 말려들면서 끌려가는 양상이었지만, 그린이 2쿼터에만 18점을 쏟아 부으며 흐름을 바꿔버렸다.
그린을 앞세워 전반을 43-27로 앞선 DB는 이후 리드를 빼앗기지 않은 채 어렵지 않게 승리를 챙겼다. 25승14패가 된 DB는 안양 KGC(24승14패)를 반 경기차로 앞서면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현대모비스(16승22패)는 3연패에 빠지면서 6위 부산 KT(19승20패)와의 격차가 2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울산|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